brunch

코요테 어글리

2019.11

by 온다


그날 그곳에 묶어두고 온

불운은 영영 슬어버리긴 했을까


우리가 늘,

옳다고 믿는 것들만 취하고 산다면

나는 이 많고 많은 밤을

취하지 않고도 견딜 수 있을지


행운은 감사하도록

이곳저곳에 도사리지만

감사한 마음으로도

버릴 수 없는 불안이 강습하곤 하므로

의문을 저버릴 수가 없다


아마도 그때

불에 타고 연기에 그을렸다던

불행의 쪽지가

어느 날 바다를 건너

내 하루의 문턱으로

살아 돌아올지도 모르기에


나를 좌절케 하는 어떤 놈들은,

그악스런 생명력으로

여기저기 천연덕스럽게

몸뚱아릴 숨기고 있기에


늘 상면해 왔기에


질문을 멈출 수 없다

술잔을 흩뿌려 고수레해도 소용이 없다

불운은 피해 가는 건 순전히 운이다



keyword
일요일 연재
이전 08화남국재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