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
그날 그곳에 묶어두고 온
불운은 영영 슬어버리긴 했을까
우리가 늘,
옳다고 믿는 것들만 취하고 산다면
나는 이 많고 많은 밤을
취하지 않고도 견딜 수 있을지
행운은 감사하도록
이곳저곳에 도사리지만
감사한 마음으로도
버릴 수 없는 불안이 강습하곤 하므로
의문을 저버릴 수가 없다
아마도 그때
불에 타고 연기에 그을렸다던
불행의 쪽지가
어느 날 바다를 건너
내 하루의 문턱으로
살아 돌아올지도 모르기에
나를 좌절케 하는 어떤 놈들은,
그악스런 생명력으로
여기저기 천연덕스럽게
몸뚱아릴 숨기고 있기에
늘 상면해 왔기에
질문을 멈출 수 없다
술잔을 흩뿌려 고수레해도 소용이 없다
불운은 피해 가는 건 순전히 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