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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망무제

2017.12

by 온다

38.4도의 체온계를 보며

무딘 내 감각을 원망했다


몸이 부서질 것 같았지만

그런 사정일 뿐이었고


마음이 떨어져 나갈 것 같던

뜻밖의 소식에도 나는

나르시시즘에 대해 의심했다


왜 이토록 비루한 나를

사랑하는 것일까


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감각의 영향일지도


뭐가 더 중요한 지 정말로 너는 몰라


독감보다도

더 고통스럽게 다가온 말이었다


아무리 내버려 두어도

행진하는 행렬을 유지해야 하므로

코앞에 걸린 깃발을 꺾어버리는

기수는 어리석은가


고열이 올라

생각에 대해서도 무뎌짐은

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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