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30대에 사춘기가 왔습니다.
언제부터 잘못된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염없이 눈물만 납니다.
내 삶이 어쩌다 이렇게 망가진 건지 모르겠습니다. 이유를 알았다고 달라졌을까요?
갑자기 30대에 들어서고 나니 모든 것이 흐릿하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따라가던 것들이 하나씩 흔들리자, 제 삶의 모든 것들이 흐려졌습니다.
그래서일까요? 30대에 사춘기가 왔습니다. 이유 없이 반항하고 싶고 때로는 다 포기하고 싶습니다.
성장통을 겪고 있는 중입니다. 나는 왜 가장 중요한 나의 미래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았을까요?
입시-대학-취업-결혼-출산이라는 공식 같은 비공식 궤도에 반쯤 오르고 보니 갑자기 덜컥 불안해졌습니다.
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입니다. 학교 다닐 때는 내 친구가 전교에서 몇 등인지, 내 친구네 집이 얼마나 잘 사는지에 대해 관심이 없었지만 이제는 내 친구가 어떤 남자와 결혼하는지, 모은 돈이 얼마나 있는지 등 자질구레한 것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과거에도 상관없었고 앞으로도 나와는 상관이 없을 텐데 왜 자꾸 현재의 나와 비교할까요? 내가 지금까지 내 힘으로 이루어 놓은 것들이 한없이 작고 초라해 보이기 시작하자, 마음에 병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매주 목요일, 정신과에 갑니다.
이 공간은 신경정신과 상담에서도 말할 수 없었던, 드러내고 싶지 않았던, 저의 지난 과거를 익명성에 기대에 솔직하게 발산하는 저만의 대나무숲입니다.
제 병든 대나무숲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