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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승원 Oct 15. 2021

칼자루를 쥐고 휘둘러라

‘글로벌 영업왕 11년간 수상자’가 전하는 ‘비법’ 4

선택의 폭을 주면 안 된다. 한쪽으로 몰아야 한다. 상대와의 대화중에 상대가 원하는 어떤 포인트를 여러분이 눈치챘다면 그것으로 몰아가시라. 이때 A제품과 B제품, C제품 등을 나열해서 설명하면 안 된다. A제품 한 가지만을 몰아붙여야 한다. 훨씬 더 효율적일 것이다. 여러 가지 제품을 나열했다면 상대방은 훨씬 더 많은 시간 동안 고민을 해야 하고 아예 선택을 안 할 확률도 높아진다. 할부를 쓰지 말라고 얘기하면서 내가 했던 말이 있잖은가. 돈을 모아서 물건을 사면 그 모으는 시간 동안 ‘이게 꼭 필요한가’를 생각하게 되고, 결국 10가지를 사려던 것이 3가지로 줄어들어서 ‘절약’을 하게 된다고 말이다. 이와는 반대되는 개념이다. 즉 계약을 성사시켜야 하는 입장이거나 물건을 판매하는 입장이라면 생각할 시간을생각할 폭을 최대한 주지 말아야 한다고객이 이 아닌 내가 이 돼야만 한다. 결국 주권, 즉 칼자루는 내가 쥐고 있어야 한다. 홈쇼핑에서 소비자인 여러분은 ‘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3분 남았습니다’, ‘5개 남았습니다’라는 한 마디에 여러분은 ‘을’이 됐다는 것을 이미 결제하고 나서야 알게 됐을 것이다. 선택의 폭을 좁히는 걸 보여주는 좋은 예다. 


유명한 빵집이 있다. 항상 사람들은 줄을 선다. 나도 먹어봤다. 물론 줄을 서서 겨우 말이다. 그 빵집의 특징은 단 한 가지다. 오후 2시에 잠깐 문을 열고 ‘빵이 다 팔리면 문을 닫는다’고 입구에 적혀있다. 보통 하루에 1시간도 장사를 안 한다. 사람들은 빵집이 문을 열기도 전에 미리 긴 줄을 서있다. 맛은 괜찮은 편이다. 일반적인 가계처럼 아침부터 저녁까지 판매를 한다면 과연 손님들을 줄 세울 수 있겠는가. 오히려 판매량이 훨씬 더 줄어들 것이다. ‘한정 판매.’ 이 단 한 가지 기술로 그 빵집은 압도적인 판매량을 기록하는 것이다. 


금융상품을 판매하던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고객들이 줄을 서다시피 해서 계약서가 부족했던 적이 자주 있었다. 내 차에 가서 계약서를 몇 부 더 가져와도 되지만 난 계약서가 더 이상 없다고 잘라 말한다. 고객들은 더 안달이 나서 서명한다. 할까 말까 망설이던 고객들도 마음이 급해진다. 그 회사의 막내 격인 몇몇은 결국 계약서를 만져보지도 못한다. 나도 몇 건의 실적을 포기해야 하지만 이게 더 이득이다. 


내 스승이 신입이던 나를 교육시켜주려고 단 하루를 가르쳐 줬었다. 그때 그분은 자신에 찬 목소리로 ‘줄 세워서 계약서 받는 거 보여줄게’라고 했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그땐 너무 놀라웠다. 금융상품을 판매하러 밖으로 외근 나간 우리에게 사람들이 줄을 선다? 말도 안 되는 것처럼 생각됐지만 내 사부는 그걸 보여줬고 난 18년간 자주 그 전략을 사용했다. 가장 많은 계약서를 받은 날은 100건이 넘었는데 이런 전략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시간적으로 계산해봐도 말이다. 결국 내가 ‘갑’이 되면 된다. 많은 실적을 올리고 싶다면 일반적인 판매사원들처럼 ‘을’이 되지 말아야 한다. 이 됨으로 인해 소수의 실적을 놓칠 수는 있어도 결국 큰 그림으로 봤을 때는 승자가 될 것이다


어차피 영업이든 판매든 사업이든 ‘계약서에 사인받는 자가 승자다.’ 영업할 때의 애로사항들을 얘기하던 중 한 친구가 깨우침을 주는 말을 했다. 정말로 영업인을 힘들게 하고 짜증 나게 하고, 아니꼬운 고객을 만났을 때일수록 복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계약서에 사인받아 내는 거’라고 말이다. 짜증 나는 고객에게는 오히려 ‘판매’가 최고의 복수라고 얘기하다니. 멋진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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