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승원 Oct 15. 2021

칼자루를 쥐고 휘둘러라

‘글로벌 영업왕 11년간 수상자’가 전하는 ‘비법’ 4

영업에서 선택의 폭을 좁히는 것은 중요하다. 고객에게 여러 가지 옵션을 주면 오히려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고민이 길어질 확률이 높다. 하나의 제품에 집중하고 그 방향으로 몰아가라. 예를 들어, A제품을 고객이 선호한다는 점을 파악했다면 그 제품에만 집중해야 한다. 여러 제품을 나열하면서 고객의 선택을 넓히는 순간, 결정을 미루게 되는 함정에 빠진다.


고객에게 시간을 주지 마라. 더 많은 시간을 주면 생각할 기회가 늘어나고 결국 구매를 포기할 가능성이 커진다. 즉 계약을 성사시켜야 하는 입장이라면, 상대에게 생각할 시간과 선택의 폭을 최대한 주지 말아야 한다. 고객이 ‘왕’이 아닌 내가 ‘갑’이 되어야만 한다. 결국 칼자루는 내가 쥐고 있어야 한다. 홈쇼핑에서 소비자는 ‘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3분 남았습니다’, ‘5개 남았습니다’라는 멘트에 서둘러 구매 결정을 내린다. ‘을’이 됐다는 것을, 이미 결제하고 나서야 알게 된다. 선택의 폭을 좁히는 걸 보여주는 좋은 예다. 


이 전략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유명한 빵집이 있는데, 이 가게는 오후 2시에 문을 연다. ‘빵이 다 팔리면 문을 닫는다’고 입구에 적혀 있다. 보통 하루에 1시간도 장사를 안 한다. 사람들은 빵집이 문을 열기도 전에 긴 줄을 선다. ‘한정 판매’ 전략 하나만으로 이 가게는 압도적인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만약 일반적인 빵집들처럼 아침부터 저녁까지 빵을 팔았다면 오히려 판매량이 줄었을 것이다.


나 역시 금융상품을 판매할 때 비슷한 전략을 썼다. 상품설명이 잘 된 날, 고객들이 내게 계약하기 위해 줄을 서다시피 해서, 계약서가 부족했던 적이 자주 있었다. 나는 차에 가서 계약서를 몇 부 더 가져와도 되지만, “계약서가 더 이상 없다”라고 잘라 말한다. 그러면 고객들은 더 안달이 나서 서명한다. 계약을 망설이던 고객들도 마음이 급해져 결국 서명한다. 계약서가 부족해서, 계약을 원하던 몇몇 분은 결국 계약을 못한다. 나도 몇 건의 실적을 포기해야 하지만 이런 방법이 더 효과적이다. 


내 스승이 신입이던 나에게 영업을 가르쳐 줬었다. 그때 그분은 자신만만하게 “줄 세워서 계약서 받는 거 보여줄게”라고 했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그때는 너무 놀라웠다. 금융상품을 판매하러 외근 나간 우리에게 사람들이 줄을 선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스승은 그걸 보여줬고, 난 18년간 자주 그 전략을 사용했다. 가장 많은 계약서를 받은 날은 100건이 넘었는데 이런 전략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결국 내가 ‘갑’이 되어야 한다. 많은 성과를 내고 싶다면 평범한 판매원들처럼 ‘을’이 되지 말아야 한다. ‘갑’이 됨으로 인해 약간의 손해는 있을 수 있어도, 결국 큰 그림으로 봤을 때는 승자일 것이다.


영업이든 판매든, 결국 계약서에 사인받는 자가 승자다. 가장 짜증 나는 고객에게도 결국엔 계약서에 사인받아 내는 것이 최고의 복수다. 



이전 03화 이야기를 입혀서 팔아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