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고 소심한 행위에 대한 이야기

작은 것에서 큰 것을 발견하는 힘

by 평일

요즘 저녁은 하루가 다르게 쌀쌀해져만 갑니다.


하지만 아침에는 아직 태양이 쨍쨍해서 돌들은 뜨거운 햇살을 꾸역꾸역 삼키고는 쉽게 뱉어내지 않습니다.


그래서 나는 대략 5시에서 6시 사이에 아직 온기를 머금고 있는 돌에 걸터앉아 점점 서늘해지는 분위기와 공기를 마음껏 마십니다.

한참을 정신없이 마시다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날에 따라 다르지만 오늘은 초승달이 떴습니다.
초승달도 그냥 초승달이 아닌 보고 있는 사람의 마음까지 꽁꽁 얼려 버릴 것만 같은 차가운 초승달이 떴습니다. 나는 그 아름다움에 감탄하고 사람들이 지나가지 않는 타이밍을 잘 잡아 박물관에 들어온 도둑의 마음으로 카메라에 그 모습을 담습니다.
그 순간은 왜인지 항상 얼굴이 화끈해집니다.

나의 작고 소심한 행위가 끝나면 나는 다시 누구의 침입도 허락하지 않는 방 안에서 하늘을 둘러다 봅니다.
누군가는 나를 보고 지나가며 내가 단지 멍을 때리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나는 저 초승달을 잘 자른 손톱으로 크로아상으로 바꾸어 봅니다. 그 옆에 피어있는 구름은 팔딱이는 고등어로, 목을 쭉 빼고 있는 커다란 기린으로도 바꿔보며 그것들을 내가 내키는 대로 마음껏 조각합니다.

그러다 돌이 품고 있던 열기를 모두 토해낼 때쯤 나는 정중히 내가 들어와 있던 방의 문을 열고 미련 없이 나가버립니다.

오늘도 작고 소심한 행위들로부터 용기를 얻은 나는 다시 사람들과 섞여 크고 대담한 행위를 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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