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미화에 대한 이야기

환경이 미화의 대상일 수 있나요?

by 평일

나는 아침마다 환경미화를 하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아무 생각 없이 길거리에 떨어져 있는 낙엽들을 쓱쓱 쓸다 쾅하는 소리가 나서 옆을 돌아보니 같이 일을 하는 아주머니 한 분이 낙엽 사이에서 나온 벌레를 발로 밟아서 난 소리였다.


바닥에 납작해진 채로 더듬이만 이따금씩 꿈틀대는 벌레를 보고 가슴 깊은 곳에서 헛구역질이 올라왔다.

사람들의 무심한 발길에 작은 생물들은 속절없이 죽어나가고 사람들의 통행이 불편하다는 이유 하나로 길거리에 자라난 꽃이고 풀이고 가릴 것 없이 뿌리째 뽑혀나간다.

분명 내 빳빳하고 거친 빗자루질에도 여린 벌레들의 살결이 터져나갔으리라.

이런 행동이 대체 어디가 환경을 위한 것이고 무엇이 그렇게까지 못났기에 미화라는 말까지 쓰는 것일까

우리가 여태껏 생각 없이 치운 떨어져 있는 낙엽들 그리고 뽑아온 무성히 자란 풀들은 어떤 생물들에게는 소중한 보금자리였으리.

오늘 그리고 어제도 나는 우리들의 보금자리를 위해 내가 사랑하는 작은 것들의 문명을 파괴했다
나는 환경을 아름답게 바꾼 것이 아닌 오직 인간들을 위한 거주환경 미화를 했다.

환경미화라는 단어가 조금은 더 듣기 거북한 단어가 돼야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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