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cm 간격에 대한 이야기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by 평일

우리가 떨어져 있는 이 50cm의 거리에는 많은 것들이 함축되어 있다.

멀지도 그렇다고 가깝지도 않은 애매한 거리.

딱 지금 우리의 관계 가깝지도 그렇다고 완전한 타인도 아닌 딱 50cm 정도의 거리감이 있는 관계.

우리가 떨어져 있는 이 거리 사이에는 많은 것들이 함축되어 있다.
한 스푼 정도의 어색함, 그리고 두 스푼 정도의 후회, 침묵, 빛을 잃어가는 것들.

우린 더 이상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
어디서부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감조차 오지 않기 때문에 우린 고개를 푹 숙이고 이따금씩 짧은 한숨만 푹푹 내쉴 뿐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자면 서로를 강력하게 당기던 인력이 아직까지 남아있으니 50cm의 거리를 두고 붙어있는 게 아닐까 아직 서로를 놓지 못해 처절하게 애를 써가며 마지막 힘을 내고 있는 게 아닐까


우리 사이에 있는 이 50cm의 공간적 공백을 대화와 사랑 그 어떤 것으로 아직은 채울 수 있는 기회가 있지 않을까
너, 나 예전처럼 우리 사이에 어떤 공간도 생기지 않도록 서로가 서로를 꽉 껴안아 오롯이 꽉 채울 수 있지 않을까

당신 몰랐겠지만 어제는 날씨가 조금 쌀쌀했기에 당신을 옆에 두고 나 혼자서 그런 생각들을 조금 해 보았다.

IMG_20200919_211541_453.jpg
keyword
이전 21화줄 수 없는 것에 대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