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름에 대한 이야기
무엇보다 날 옭아매고 날 해방시켜주는 단어
너는 이름이 상당히 특이한 편이었다.
그래서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너의 이름이 한 번도 예쁘다고 느껴 본 적이 없다.
너랑 사귈 때도 너랑 친구로 지낼 때도 나는 너의 이름에 대한 감흥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게 내가 너의 이름에 익숙해져 갈 때쯤 너는 개명을 했다.
전 이름보다는 훨씬 평범하고 예쁜 이름이었지만 나는 왠지 모를 이질감과 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이렇게 말하면 너는 어이가 없겠지만 내 기분은 마치 자주 가던 카페의 이름이 바뀌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 장소가 품고 있는 감성과 분위기 음료의 맛은 하나도 바뀌지 않았지만 무언가 상실감이 드는 기분
네가 개명을 하고 난 후에야 알게 됐지만 나에게 너의 그 특이한 이름은 이미 나에겐 일종의 고유명사 같은 것이었다 아니 명사보다는 네가 내 이름을 형용사 같은 것이라고 표현하던 것처럼 형용사 같다고 하는 게 맞으려나.
지구의 중력보다 나에게 무겁게 작용하고, 햇빛이 내려쬐는 뜨거운 여름에 냉장고에서 막 꺼낸 콜라를 마시는 것 같은 청량감을 주는 너의 이름, 알록달록한 색깔이 칠해져 있는 너의 이름, 너의 이름 앞에서 나는 한 없이 약해지기도 창과 방패를 든 전사처럼 끝도 없이 강해지기도 한다.
나는 너를 개명한 현재의 이름으로 부르지 않는다.
너의 그 울퉁불퉁하고 조금은 못나기도 한 그 이름이 나는 이제야 너무나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