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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류작가 강은영 May 28. 2021

말의 힘, 기적을 믿습니까?

Be Positive!

3주 만에 돌아온 목요일, 두 아들이 모두 등교하는 날입니다. 코로나 시국에 달라진 점 중에 하나가 아이들 등교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는 것이죠. 남편과 단둘이 데이트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니까요. 어제는 비가 내려서 야외 일정을 취소하고 각자 운동을 한 후 만나서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스피닝을 하고 집에 돌아오니 남편이 설거지, 청소, 운동 후 샤워까지 마치고 저를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남편은 1년 넘게 일을 쉬고 있지만 집안일과 둘째 재활치료를 맡아서 훌륭한 외조를 해주고 있습니다. 어제도 뿌듯해하며 칭찬을 기다리는 남편에게

이런 남자가 어딨나, 나는 참 복이 많은 여자예요

라고 말해주었어요. 가끔 립서비스로 할 때도 있지만 어제는 정말이지 진심이었답니다. 집에 있다고 이렇게 하는 남편은 흔하지 않으니까요!


코로나 사태가 터지고 저희 부부는 서로에게 좋은 말만 하기로 합의를 했습니다. 결혼 15년 만에 감당하기 어려운 일들이 터졌거든요. 남편이 대형 항공사에서 저가항공사로 옮긴 지 얼마 되지 않아 코로나가 발생했고 작년 3월부터는 일을 쉬고 있습니다. 일본과의 무역 분쟁으로 NO Japan 불매 운동이 생겨나 어려움을 겪던 회사는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아 위기에 처하고 말았어요. 저 역시 외부 강의가 다 끊겨서 난생처음 겪는 수입 제로, 남아 돌아가는 시간은 말 그대로 멘붕, 카오스였습니다.


심지어 개학마저 연기되어 네 식구가 온종일 붙어 있었지요. 그동안은 남편이 며칠씩 비행을 갔었는데 종일 집에 있으니 왠지 불편하고 신경도 많이 쓰였어요. 한창 말 안 듣는 두 아들까지 집에서 복닥거리니 제 스트레스는 점점 쌓여만 갔습니다.


'조금만 참자' 하던 게 어느덧 6개월이 흘렀고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그때부터 룰을 정했어요.

집에서는 좋은 말만 할 것! 

물론 잘 지켜지지 않은 적도 있지만 그 룰 덕분에 서로에게 불평, 불만, 비난, 질타 등을 하지 않게 되었지요. 처음 겪는 혼란한 상황에서 저희 부부는 정신을 바로 세우기가 힘들었는데 긍정의 말들은 큰 힘이 되었습니다. 엄마 아빠가 서로에게 힘이 되는 말, 듣기 좋은 말을 하니 아이들 역시 눈에 보일 정도로 더 밝아졌어요.



저는 스스로 긍정적인 사람이라 좋은 말을 많이 한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가 않더군요. 남편이 조금만 서운하게 해도 불평을 말하고 싶었고 중3 아들이 말을 안 들으면 잔소리를 해대고 싶어서 종일 입이 근질근질거렸어요. 하고 싶은 말은 바로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인데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말은 생각이 되어 저를 괴롭히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깨닫게 되었어요. '아! 내가 가족들한테 말을 너무 함부로 내뱉었구나!'


하고 싶은 대로 말하고 행동할 때는 미처 몰랐고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도 않았거든요. 제가 맘껏 내뱉은 말에 남편이 기분 나빠하고 아이들이 속상해한 적이 많았던 걸 떠올리며 말로 무수히 상처를 주었다는 걸 인정해야 했습니다. 다른 사람한테는 좋은 말만 하면서 사랑하는 가족에게 뾰족하고 날카로운 말을 서슴없이 던지는 그런 바보였습니다.


서로에게 좋은 말만 하기로 룰을 정한 지 어느덧 9개월이 흘렀네요. 그동안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되돌아보면 직접 겪은 저조차 믿기 힘들 정도입니다. 우선 원래 잘하지 않던 부부싸움을 전혀 하지 않았고 이전보다 사이가 더 좋아졌어요. 1년 넘게 매일 붙어 있는 부부가 싸움을 하지 않는다는 건 정말 기적이지 않습니까?!!


저는 뇌에 관한 책을 두 권 발간했고 온라인으로 활동하며 좋은 인연을 만들고 수익도 늘어나고 있고요. 오랜 시간 투자를 해왔던 남편은 남아도는 시간에 더 제대로 공부하고 연구해서 생활비를 걱정하지 않을 정도로 좋은 결과를 내고 있습니다. 게다가 집 담보 대출금을 거의 갚았고 양가에 크고 작은 도움을 주고 있어요. 이제 며칠 후면 남편의 회사는 회생한다고 하니 이 모든 일이 마치 기적과도 같습니다. 회사 동료들은 집을 팔거나 월세로 옮기고 대리운전, 택배 배달 등을 하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이혼한 부부도 있다고 합니다. 


말의 힘, 기적을 믿습니까?

제가 너무 당연한 말, 흔한 얘기를 하고 있나요?

그렇다면 오늘 당장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자신이 어떤 말을 하는지 잘 관찰해보세요. 외부에서 받은 스트레스와 상처, 힘듦을 가족에게 위로받고 싶은 마음일 텐데 받은 그대로 돌려주고는 있지 않은지 반성해야 합니다. 


일이 잘 풀리지 않는 것은 계속해서 안 되는 생각과 말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뇌에 안 되는 정보, 불가능한 정보를 주입시키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인간의 뇌는 본래 부정적인 편향성을 갖고 있어요. 그래서 매 순간 정신 차리지 않으면 금세 부정의 힘에 굴복하고 맙니다. 뇌가 그렇게 생겨 먹었으니까요!


여러분의 가정에서 말의 힘을 알고 기적을 경험하고 싶다면 좋은 말만 하기로 결심하세요. 좋은 말은 좋은 생각과 좋은 행동을 가져오고 믿기 힘든 기적을 가져옵니다.

지금부터 저와 함께 Be positive!!         



저는 <일류두뇌>와 <당신의 뇌를 바꿔드립니다>의 저자 강은영입니다.

세 번째 책으로 장애아 양육 에세이를 쓰고 있는데 요즘 글이 통 써지지 않아 오늘은 쓰고 싶은 대로 써봤어요.

역시 편안하게 써지네요ㅎㅎ

내일부터는 다시 양육 에세이로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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