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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정 Jul 18. 2022

부엔 까미노 오늘 하루

함께


Leon. 공감.

   레온으로 이동하면서, 실비아와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실비아는 내가 아소프라에서 아버지 얘기를 하면서 “꽃비”를 불렀을 때 많이 울었다고 한다. 그녀는 자신이 이탈리아에 있는 동안에 브라질에 있는 가족들이 이 세상을 떠나는 것에 대해서는 상상을 할 수가 없다면서 그런 일이 생기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했다.

   내 노래 중에 “천 개의 바람 ”에 대해 말해 주었다. 아버지 장례식 노래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떨어져 있으나 떨어진 것이 아니고, 늘 또 다른 모습과 에너지로 함께 존재하는 것에 대한 나의 의견을 말했다,

   우리는 오늘 여러 이야기를 하면서 참으로 많은 부분을 공감했고 지지하고 응원해 주었다. 소통은 말로만이 아니라 가슴으로 하는 것이라는 나의 생각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대화였다. 레온 성당 앞 광장에서 맥주도 마시고, 친구들을 위해 노래를 불렀다. 폴린과 제플릿을 또 만났다.

   로베르토는 혼자서 성당 구경을 했고, 우리는 모두 각자 따스한 햇볕을 쬐고 쉬었다. 하은에게 ‘좋다’라는 곡부터 그동안 부르지 않았던 곡들을 들려주었다. 따스한 공원 한편에 앉아 노래를 부르는 내 옆에  하은이가 누워서 들으며 무척 좋아했다.




Astorga. 노래.  

  레온에서 태우 씨를 다시 만나면서 정말 많이 놀랐다. 인디가 말했던 한국인이 내가 만났던 바로 그 사람이었다니. 태우 씨와 차를 마시면서 심선생님께서는 여러 가지를 물어보셨다고 했다. 그는 무슨 사연에서 인지, 자신의 깊숙한 얘기도, 동네도, 직업도 얘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산티아고에 도착하면 새롭게 시작하려고 아무것도 결정도 안 했다고 말했단다. 그래서 노래를 들려주고 싶었다.

   ‘불어라 바람아’. 너의 노래를 불러라. 이번 여행에서 모든 이들에게 힘을 불어넣어주는 좋은 노래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오늘 밤 알베르게에서 했던 공연에 태우 씨는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짧게 인사를 나누었던 재은 씨가 노래를 듣고 다가와 주었다.




San martin. 추억을 추가하다.

  산마르틴은 6년 전 추웠던 그날에 영훈과 스페인 친구와 죠가 함께 잤던 곳이다. 네 명이서 자기엔 너무 추워서 힘들었던 곳으로 기억에 남는 곳이다.

  오늘은 따스하고, 많은 사람과 훈훈한 정을 나누는 기억으로 남겨 놓는다. 로베르토, 실비아, 호세가 섬머 라이스를 만들어 주었다. 비빔밥 같은 음식이다. 여름에 먹는 음식. 맛있었다. 만시야에서의 만찬을 생각하며 만들어   같다. 음식에 대한 답례로 노래를 불렀다.

부르는 노래마다 사람들께 칭찬 듣고, 박수받고, 기뻐하는 얼굴을 보았다. 내가 노래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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