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사례를 각색했습니다.
3살 자녀를 둔 엄마의 사연입니다.
"00아~ 이제 이거 안 가지고 노니까 버리자~"
"아 안돼!! 내 거야!!"
오늘도 거실에 한가득 쌓여있는 장난감과 씨름 중입니다. 어린이집에서 해오는 작품(?)들까지 더해져 발 디딜 틈이 없네요. 제가 정리벽이 있고 깔끔한 걸 좋아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 대책 없이 많기만 한 아이의 장난감만 보면 한숨이 나와요. 오늘도 아이를 어르고 달래서 겨우 몇 가지를 정리했어요.
저랑 아이의 대화를 듣던 남편이 저를 부릅니다.
"근데 저렇게 버리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면 어차피 버릴 거라고 생각하고 장난감이든 물건이든 막 다루지 않을까? 소중함을 모를까 봐 걱정이네"
"그럼 저걸 그냥 계속 쌓아둬? 지금 1년째 손도 안 대는 장난감이 반은 되는 것 같아. 작년에 어린이 집에서 만들어 온 배도 저기 그냥 널브러져 있고. 심지어 방에 있는 서랍장에 장난감들 넘치잖아. 집이 이 꼴인 건 나 못 참아"
거실 가득한 장난감을 조금이라도 정리하기 위해 아이랑 투닥거리는 것도 힘든데 남편까지 설득하려니 너무 힘들어요. 혹시 제가 너무 유난일까요?
사실 성인들 중에서도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분들이 꽤 있어요. 한번 큰 마음먹었다가도 혹시 필요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에 또 버리지 못하고 창고에 쌓아두거나 하는 식이지요.
그만큼 사용하던 물건에는 나도 모르게 애정이 들어가게 되고 버린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에요. 그렇지만 그렇게 쌓여가는 물건들을 보고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저는 과감하게 정리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양육자의 정신건강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들 역시 연령에 따라 필요한 물건들이 빠르게 바뀌는 시기이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아이에게 건강한 이별에 대한 감정을 경험하게 해주는 것 역시 긍정적인 효과가 있어요. 물건에 따라 이렇게 정리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아이가 어린이집이나 체험학습 등을 통해 만들어온 작품들 같은 경우는 그 추억이나 정성이 생각나서 정리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특히 보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들을 정리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으셨다면 일정기간 동안 그것들을 보관하거나 전시하는 장소를 만들어주세요. 아이에게는 전시 기간이 언제까지이고 그 이후로는 볼 수 없다는 것을 꼭 자주 알려주세요. 그렇게 계속 이야기를 해주다 보면 아이도 자연스럽게 이별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물론 갑자기 그때 내가 만든 것 어디 갔어?라고 물어올 때가 있을 것이고 보고 싶다고 말할 때가 있을 거예요. 그때를 위해 폐기하기 전 사진을 찍어두시고 보여주시는 것을 권해드려요.
더 이상 가지고 놀지 않는 장난감이나 물건의 경우에 그냥 버려버리면 우려하시는 것처럼 아이가 '결국 버리고 또 살 건데 뭐' 하면서 소중히 다루지 않거나 애착 자체를 주지 않을 수 있어요. 그래서 이런 장난감이나 물건의 경우에는 아이와 대화가 많이 필요합니다. 아이에게 장난감이나 물건에 대한 흥미 여부를 물어보면서 분류를 하고 더 이상 필요 없는 물건이나 장난감을 버린다는 표현보다는 나눈다는 표현을 해주시면 좋아요.
정리를 하면서 '이 장난감은 이제 친구 주자 알겠지?' 라던지 '이거 친구가 받으면 정말 좋아하겠다'라고 이야기를 해주세요. 그러면 아이는 나에게 필요 없는 물건은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전달되어서 또 쓰임이 생긴다는 개념을 알게 됩니다. 그러면 물건을 더 소중하게 다룰 수도 있는 것이지요.
망가져서 더 이상 쓸 수 없는 물건이나 장난감의 경우에는 그 사실을 아이에게 명확하게 알려주시고 왜 망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시면 좋습니다. 아이가 막 다뤄서인지 혹은 재질이 너무 약한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아이는 물건을 다루는 방법에 대해 공부하게 되고 더 이상 쓸 수 없다는 것도 인정하게 됩니다.
남편분과 육아 가치관에 대해 건전하게 대화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육아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양육자분들 간 대화가 참 중요합니다. 앞으로도 수없이 마주할 육아 고민을 두 분이 사이좋게 헤처나가시길 바랍니다.
*아이를 가장 안정시키는 것은 서로를 존중하는 부모의 모습입니다. 오늘도 육아를 위해 모험을 하는 모든 분들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