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는 좋지만 친구는 싫어

by 곰아빠

*상담사례를 각색했습니다.


21개월 자녀를 둔 엄마의 사연입니다.


"엄마~ 놀이터"

"놀이터 갈까?"


저희 아이는 집 앞 놀이터에 푹 빠졌어요. 고맙게도 어디 멀리 나가지 않아도 놀이터에만 가면 지칠 때까지 노니까 평일 오전에는 늘 가는 편이에요. 매일 가는 놀이터인데도 뭐가 그렇게 새로운지 그네며 미끄럼틀이며 모래사장이며 하나하나 어루만지면서 신나게 놀아요. 집에서는 마음껏 하지 못하는 꺅꺅 소리도 내면서요.


이런 아이의 행복은 누군가가 놀이터로 오게 되면 끝나게 됩니다. 세상 즐겁게 놀다가도 아이들이 한두 명 놀이터로 오면 갑자기 몸이 굳어요. 불안한 눈빛으로 아이들을 쳐다보다가 슬금슬금 제 곁으로 오죠.


"친구 왔네~ 인사해 볼까?"

"아니야.. 집에 가"

"방금 나왔는데 집에 가?"

"빨리 집에 가~~"


아이들이 뭔가 위협적인 행동을 한 것도 아니고 그저 해맑게 놀뿐인데 저희 아이는 그때부터 집에 가자고 난리예요. 어제는 장난감을 가지고 모래사장에서 놀다가 아이들이 오니까 장난감도 다 내팽개치고 저한테 달려와서 집에 가자고 하더라고요.


아이가 아직 어린이집을 가지 않고 있어요. 하루의 대부분은 저와 대화를 하는데 그것 때문에 사회성이 떨어지는 것인지도 많이 걱정이 됩니다. 저도 그렇게 사교적인 성격은 아니어서 아이는 그렇지 않았으면 하는데 아이의 주눅 든 모습을 보면 마음이 편하지 않아요.





아이들마다 각각의 성격과 기질이 존재합니다. 어떤 아이들은 너무 밝고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반면 어떤 아이들은 조심스럽고 신중하기도 하죠.


그중에는 불안함과 두려움이 많은 아이들도 있어요. 신중하고 익숙한 것을 더 선호하는 아이들이죠. 그것을 아이의 단점으로 보거나 걱정하시지 말고 아이의 특성으로 이해해 주세요.


특히 놀이터는 이런 성격을 가진 아이들에게는 매우 어려운 공간이에요. 그네나 미끄럼틀은 오늘 나와도 내일 나와도 그대로죠? 그런 아이들 입장에서는 매일 하듯이 놀아도 안심이 돼요. 변하는 게 없으니까요.


그런데 놀이터에 전에 없던 친구들이 오게 되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내게 익숙했던 공간이었지만 아이들의 동선에 따라 아이들의 행동에 따라 불확실성이 커집니다. 아이의 입장에서는 내가 평소에 그냥 탔던 미끄럼틀인데 이제 혹시나 아래에서 다른 아이들이 올라올지 모른다는 새로운 상황이 추가된 것이에요.


그러면 아이는 더 신중하게 되고 그 상황 자체가 편하지 않을 수 있어요. 어른들의 생각만큼 놀이터에서 다른 아이들과 친밀하게 논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닌 거죠.


다만 지금 어린이집을 가지 않는다고 하셨고 아이가 어려서 그런 성향이 더 두드러질 수 있지만 점차 신체적으로 성장하고 학교를 다니며 같이 노는 무리가 생기면 이런 상황은 자연스럽게 없어지게 됩니다.


부모님이 더 조바심을 내지 마시고 아이가 그런 반응을 보일 때는 무작정 인사를 시키거나 섞여 노는 것을 강요하기보다는 놀이터에서 있었던 즐거움 경험을 상기시켜 주면서 자연스럽게 적응하게 두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는 칭찬에 춤추는 고래도 아니고 당근에 혹하는 당나귀도 아닙니다. 아이가 진정 원하는 건 있는 그대로를 존중받는 것입니다. 조건 없는 사랑과 믿음을 주기 위해 노력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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