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가 작다고 부모의 사랑마저 작은 건 아니기에

by 곰아빠

*상담사례를 각색했습니다.



6살 자녀를 둔 엄마의 사연입니다.



"100명 중 97등 정도 되네요"


의사 선생님의 말에 저도 아이도 표정이 어두워집니다.

아이 키가 유독 작아서 이래저래 신경 쓰이지만 아이도 그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아

애써 밝은 목소리로 말합니다.


"많이 먹으면 쑥쑥 클 거야! 돈가스 먹으러 갈까?"


식사를 할 때도 기분이 좋지만은 않아요. 아이가 키를 의식해서 그런지 배부른 것 같은데도 억지로

더 먹고 하는 걸 보면 본인도 저렇게 노력하고 속상하게 생각한다는 것이 느껴져요.


남편과 약속한 것이 있어요. 절대 아이 앞에서 키 걱정하지 않기.

아이가 스스로도 작다고 생각하는데 부모가 앞에서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면 더 스트레스받을까 봐

최대한 조심하고 있어요.


퇴근하고 온 남편이 작게 물어봅니다.


"오늘 의사 선생님이 뭐래? 여전히 많이 작대?"

"뒤에서 3등이래.."

"하.. 엄마아빠는 작지 않은데 뭐가 문제일까"


비밀 이야기를 하듯 대화를 나누고 또 아무렇지도 않게 아이와 놀며 시간을 보내요.


하지만 저희가 주변 사람들까지 통제할 수는 없기에 돌발 상황들이 많이 생겨요.


친정에 놀러 갔을 때 밥투정을 하는 아이를 보고 저희 엄마가 한숨을 쉬며 말했어요.


"키만 안 작아도 이렇게 밥 먹어라 밥 먹어라 안 하지"


아이가 그 말을 듣고 상처를 받았는지 빨리 집에 가자는 소리를 해서 엉덩이도 못 붙이고 돌아왔어요.


또 어린이집에서 돌아오자마자 대성통곡을 하길래 선생님께 전화를 했더니

오늘 친구들이 아이에게 키가 작다고 좀 놀렸다고 하더라고요.


따돌림을 하거나 그런 건 아니고 역할 놀이를 하면서 나온 이야기인데 아이가 좀 예민하게 받아들인 것 같아요.


사실 키가 작건 크건 저에게는 너무 사랑스러운 아이예요.

다만 그 사실로 인해 아이가 자꾸 위축되고 예민해지는 것이 걱정이에요.

제가 어떻게 해주면 좋을까요?





중간만 가라는 말이 있죠.

유아기 때는 너무 작아도 너무 커도 너무 말라도 너무 뚱뚱해도 부모님들 걱정이 큽니다.

조금 더 지켜봐도 괜찮다고 말씀드리지만 자녀를 준 부모 입장에서 그게 쉬운 가요.

그래서 저는 전문 의학의 도움도 권해드리는 편입니다.


아이의 외형적인 것은 의학이나 기술의 도움을 받으면 되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아요.

다만 그 상황에서 부모와 아이 마음속에 하나둘 상처가 생기는 것이 문제입니다.

아이가 작은 키 때문에 위축되고 예민해진다면 스스로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야 합니다. 이게 아이뿐만이 아니라 부모님에게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정말 중요해요.


먼저 일상 속에서 사소할지라도 아이의 장점을 꾸준히 말씀해 주세요. 단순히 최고야 같은 수준을 넘어서

혼자서 장난감 정리를 정말 잘한다라든지 밤에 혼자서 씩씩하게 화장실을 잘 다녀온다든지 아주 구체적으로 칭찬을 해주시면 좋아요. 단 여기서 주의하실 점은 누구와 비교하면 안 된다는 것이에요. 누구보다 잘한다보다는 오직 아이에게 집중해서 칭찬을 해주세요.

그러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내가 할 줄 아는 것이 많구나라는 감정을 통해 본인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아이가 생활을 하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신경을 써주세요. 농구 골대에 공을 넣어본다든지 높은 언덕을 혼자 올라가 본다든지 스스로 결과를 내고 해냈다는 감정을 자주 느낀다면 아이는 할 수 있다는 생각과 함께 긍정적이고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일 수 있어요.


또 아이의 내면과 별개로 외부의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셔야 해요.

어린이집에서 키가 작다는 소리를 듣고 집에 와서 우는 것이 아니라 그 상황에서 친구에게 말할 수 있도록 연습을 시켜주세요.

다만 그러지 말라고 소리를 지르거나 친구를 때리는 것이 아닌 '그렇게 이야기하면 내가 기분이 좋지 않아. 다음부터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 같이 본인의 감정을 솔직하고 차분하게 이야기하는 연습을 집에서부터 하는 것이죠. 그러면 아이도 외부의 충격에 출렁이지 않고 좀 더 단단한 아이가 될 겁니다.




*가끔은 허리와 팔이 너무 아프다가도 아이가 이렇게 품에 쏙 안길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하는 마음에 나도 모르게 더 꼭 껴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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