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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아빠 Apr 30. 2024

대화가 없는 집에서 아이는 어떻게 말을 배우죠?

*상담 사례를 각색했습니다.



27개월 아이를 둔 엄마의 사연입니다.



저와 남편은 맞벌이입니다. 그리고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꽤 많아요.


그래서 저희 부모님이 아이를 봐주고는 계신데 고령이시기도 하고 아이를 엄청 좋아하는 성격은 아니시라

아이에게 필수적인 것만 챙겨주시고 대부분 아이 혼자 놀도록 하는 상황입니다.


퇴근하고 아이를 집에 데리고 오면 피곤하기도 하고 저와 남편이 원래 말이 많은 편이 아니라서 집이 조용해요. 남편과 사이가 좋지 않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집에서 대화가 많이 없는 편이지요.


그래도 아이랑은 꾸준히 대화를 좀 하려고 노력은 하는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이가 말을 할 기회도 많이 없고 대화를 많이 들을 기회도 없어요.


얼마 아는 언니네와 같이 놀았는데 언니가 저에게 조심스럽게 아이 말이 조금 느린 같다고 하더라고요.

일이 바빠서 인지를 못하고 있었는데 유심히 지켜보니 또래보다 말이 좀 느린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부모 역할을 못하고 있나 죄책감이 들기도 하고 별거 아닌 부분에 예민하게 반응하나 싶기도 해서 혼란스럽네요.


혹시 아이 말이 느린 게 저희 탓일까요? 

지금부터 억지로라도 계속 말을 시켜야 할까요?






부모와의 정서적 교류와 상호작용을 통해 아이의 소통 능력이 발달하는 것은 맞습니다.

아이와 대화를 많이 할수록 아이의 상호작용 능력을 발달할 테고 듣는 대화가 많을수록 뇌에 쌓이는 언어도 많아집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이것은 잘 알고 계세요. 그래서 아이와 많이 대화하는 것을 매우 중요시하는데요.


단순히 대화를 많이 한다고 해서 무조건 아이의 언어발달이 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하루종일 아이와 대화하는 엄마가 있지만 이 엄마는 아이의 발달이나 아이의 관심 주제를 고려하지 않고 대화를 하는 것에만 집중합니다. 그러면 아이는 금방 지루해하게 되고 최악의 경우 대화에 흥미를 잃어 언어 발달이 더 느려질 수 있어요.


말수가 적어서 찾아오는 부모님들과 자녀들을 보면 실제 언어 발달이 늦은 아이들도 있고 전혀 문제가 없고 오히려 더 앞서가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육아 패턴을 관찰하면서 어디서 그 차이가 오는지 알 수 있었어요.


언어 발달이 늦은 아이의 부모님은 말수도 적지만 가끔 하는 대화도 오래 이어지지 않았어요. 아이가 금방 질려하고 대화를 끊기 때문이었죠. 혹은 아이가 대화를 하고 싶어 해도 부모님이 그것을 잘 눈치채지 못했어요.


반면 언어 발달에 문제가 없는 아이의 부모님은 똑같이 말수는 적어도 적재적소에 아이에게 반응을 해주고 질 높은 상호작용을 하고 있었어요. 아이가 보내는 신호를 잘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대화를 하거나 제스처를 하면서 아이와의 소통 능력을 자연스레 키워주고 있었답니다.


아이가 쉴 새 없이 말하고 부모님이 적절하게 반응해 주고 소통하는 환경이 이상적입니다만 부모님도 사람인데 그게 쉽게 될 리 없어요. 무작정 말만 많이 하고 일일이 반응해주다 보면 부모님도 지치게 됩니다.


그런 부담보다는 한번 대화를 할 때 질 높은 대화를 할 수 있도록 고민해 주세요. 지금 아이가 흥미를 가진 상황은 무엇이지? 그 상황을 이어갈 수 있게 내가 어떻게 반응해 줄 수 있지?


이런 고민을 해주시면서 아이와 소통을 하시다 보면 아이의 언어발달에는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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