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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아빠 May 03. 2024

세상에는 예의와 배려와 규칙이라는 것이 있어

*상담 사례를 각색했습니다.



33개월 아이를 둔 엄마의 사연입니다.



공부를 잘하지 않아도 성공하지 않아도 괜찮으니 다른 사람과 이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잘 아는 아이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훈육을 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특히 규칙이나 예의, 배려 등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됩니다.

그런데 당혹스러울 때가 있어요.


사례 1


"횡단보도에서는 초록불이 되면 좌우를 잘 살피고 건너는 거야. 아무리 급해도 뻘간 불일 때는 기다려야 해"


(한 사람이 빨간불인데도 뛰어서 건너감)


"엄마 그런데 저 사람은 왜 빨간불인데 건너는 거야?"


사례 2


"여기는 공공장소니까 소리 크게 내지 말고 조용조용 이야기해야 해"


(한 아이가 큰 소리로 엄마를 부르며 이야기함)


"엄마 그런데 쟤는 왜 저렇게 크게 이야기하는 거야?"



이렇게 제가 규칙이나 예의 같은 걸 가르칠 때 그것과 반대되는 상황이 있으면 아이가 그걸 유심히 보고 왜 자기는 그렇게 하면 안 되냐고 묻는데 솔직히 어떻게 답을 해줘야 할지 모르겠어요.


규칙을 안 지키면 위험한 것들은 그나마 위험하다는 이유로 납득을 시키는데 암묵적인 규칙이나 예의 같은 건 저런 상황에서 아이에게 어떻게 알려주면 좋을까요?





실제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나가서 말씀하신 규칙이나 올바른 행동을 알려주다 보면 그것과 반대되는 다른 아이들의 이야기를 하며 왜 본인은 그렇게 하면 안 되냐고 묻는 아이들이 정말 많아요.


모든 규칙이라는 것이 맞다 틀리다로 정확히 나뉘는 것이 아니다 보니 아이들에게 무작정 이게 맞는 것이니 지켜라라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지요.


이럴 때 유용한 몇 가지 대처법을 알려드릴게요.


먼저 규칙에도 예외가 있을 수 있음을 알려주세요. 예를 들어 지하철을 탈때 줄을 서서 천천히 타는 거라고 알려주셨는데 옆에서 할머니가 빠르게 타서 자리에 앉는 모습을 아이가 보고 왜 저 할머니는 빨리 타? 나도 저러면 안돼? 라고 물어본다고 하면 이렇게 답을 해주세요.


"할머니도 줄을 서서 천천히 타고 싶은데 다리가 너무 아파서 앉아서 가야 해서 그러셨을거야"


당연히 규칙을 지켜야 하지만 그것을 안 지킨 사람을 무작정 비난하거나 나도 저렇게 해야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저 사람은 어떤 사정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할 수 있는 사고를 키워주세요.

규칙에 대한 이해도가 커짐은 물론 다른 사람의 행동을 한번 더 생각해볼 수 있는 포용력도 키울 수 있어요.


두번째로 모든 사람이 규칙을 지키지 않거나 배려를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세상 모든 사람들이 공공장소에서 시끄럽게 떠든다면?

세상 모든 사람들과 자동차가 신호를 안지킨다면?


그렇게 되면 어떤 세상이 될지 아이와 이야기를 나눠보시는거에요.

당연히 혼란스럽고 엉망이 세상이 펼쳐지겠죠. 아이도 그런 세상을 떠올려보게 될거에요.

그러면 규칙이 왜 필요한지 아이는 직관적으로 느끼게 됩니다.


마지막으로는 일방적으로 규칙을 지키거나 배려를 해야 된다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규칙을 지키거나 양보를 했을때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지하철에서 앉아 가는데 할머니에게 자리를 양보하게 해보세요.

할머니의 고마워하는 마음을 느끼게 되면, 주변에서 대견하다는 시선을 보내는 것을 느끼게 되면 아이는 스스로 기쁨을 느끼고 성취감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스스로 규칙을 잘 지키고 예의 바르고 남을 배려하는 그런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게 됩니다.



부모님 대상 교육을 나갔을 때 제가 질문을 한적이 있어요.


물건은 사용하고 제자리에 두는 거라고 알려주었는데 다른 친구가 아무데나 물건을 두는 것을 보고 아이가 자기는 왜 그러면 안되냐 물어보면 어떻게 대답하는게 좋을까요?


수많은 대답들이 나왔고 굉장히 훌륭한 대답들이 많았어요. 그 중에서 유난히 제 마음에 들었던 대답 하나를 공유합니다.


"저 친구는 규칙을 어기는 것이 아니라 지금 규칙을 지키는 방법을 배워가는 중인거야. 다 배우면 00이처럼 규칙을 잘 지키는 친구가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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