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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단 Oct 19. 2021

이제 꿈에 내릴 시간이야




엄마 배

나는 엄마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엄마 배를 타면 잠이 둥둥

코오 코오 노를 저어 봐

잠이 솔솔 오지?


엄마 배는 쿵 쿵 쿵 쿵 

나도 같이 콩콩콩콩 


엄마 배는 슈  우  슈  우

나도 같이 쇼옹 쇼옹

엄마!

저기 꿈이 보이네

이제 내릴 시간이야

다녀올게

오늘도 태워 줘서 고마워








둘째가 드디어 엄마 배에서 내렸습니다.

엄마 배 위에서만 잠이 들던 작은 아기가

이제 혼자서 잠의 바다로 출발하네요.







저는 좋았어요.

작은 생명을 태우고 

잠의 바다로 출발하는 그 밤들이

저는 참 좋았습니다.

하루하루 커지고

한밤한밤 무거워져서

이제는 배가 가라앉을 것 같을 때

아이가 스스로 혼자서 잠의 수영을 시작하네요.






기특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처음 아기를 가슴 위에 얹었을 때.

그 작은 생명을 

내 심장 위에 올려놓았을 때.

아가. 

잘 왔어.

하고 속삭이던 그 순간을 떠올립니다.

언제 이렇게 자란 거야.

이제 혼자서 자는 거야?

엄마는 더 태워줄 수 있는데 . . .

그래 아가.

잘 자.

잘 다녀오렴.

엄마는 네 옆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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