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단단 May 19. 2021

밤의 열매

밤의 나무에는 잠이 열리지



밤의 열매




쌔엑 쌔엑

코우 푸우

잠이 익는다



우리 아기 밤 나무에 잠이 열렸네

주렁주렁, 어이쿠야! 많이도 열렸네



단내가 폴폴 ~

자알~~~ 익었다!



우리 아기 단잠 따러 어여 가야지

우리 아기 단잠 먹고 나도 자야지







우리 아기, 

푸욱~~ 잘~~ 익었지요?


아기의 잠은 어찌 이리 달콤할까요.

단내가 폴~폴~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없는 무의 경지!

그저 달디 단 잠에 취해, 포옥~ 익어갑니다.


수건 한 장이 큰 이불이 될 만큼 아주 작았네요.

이 작은 아기 농부는 지금

잠이라는 밤의 열매를 만드는 중입니다.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솜털 같은 머리칼이 다 젖었어요.








아기의 잠이 단내를 풍기면

엄마도 그 잠을 먹고 잠의 나라로 갑니다.


그때는 잠이 많이도 고팠어요.

엄마는 단잠이 먹고 싶어서 혼이 났더랬지요.

아기가 단잠을 찔끔찔끔 나눠주잖아요.


그래도 그때, 그 작은 아기.

너무 예뻤어요.

아니, 아름답다고 말하는게 맞겠네요.


그 아름다움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종이 위에 다시 새기는 어느 밤이었습니다.



이전 22화 밤의 자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