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사람은 왜 앉은 사람이 되었나요?
하나, 둘, 셋, 넷
모두 누웠다.
하나, 둘, 셋, 넷
눈을 감는다
넷이었던 하나가
두 눈을
깜
빡
하나, 둘, 셋, 넷
다시 잠든다
넷이었던 하나가
엄마 위에
털
썩
누운 사람 배 위에
앉은 사람 하나
이거 뭔가 이상한데
하나, 둘, 셋, 넷
자다 말고
우리 함께
두 눈을
껌
벅
밤의 자세란 바닥에 등을 대고 눕는 것.
눈도 닫고, 입도 닫고, 귀도 스르륵 닫히는 것.
이 익숙한 밤의 풍경에 이상한 사람 하나가 등장했습니다.
밤은 깜깜하고, 조용합니다.
큰 사람 둘은 작은 사람들이 잠들기를
숨죽여 기다리고 있지요.
아! 작은 사람 1이 먼저 잠들었네요.
성공입니다!
이제 작은 사람 2만 잠들면 됩니다.
잔다
잔다
잔다
잔다
안 잔다....
작은 사람 2가 갑자기 깜깜한 밤을 가로지르며
저벅저벅 걷기 시작합니다.
뭐지요?
여기 모두 누운 사람들인데,
왜 저 작은 사람은 갑자기 걷는 사람이 되었나요?
왜 걷다 말고 엄마 배를 뒤로하고,
자세를 가다듬고 있나요?
털썩!
헙!
누운 사람 배 위에 궁둥이를 깔고,
돌연 앉은 사람이 되었네요.
밤의 새로운 자세를 만들어 내고 계십니다.
뭔가 이상하고,
또 뭔가 굉장히 웃긴
이 밤의 풍경은 도대체 뭔가요.
밤은 깜깜하고, 조용합니다.
아~
앉은 사람이 노래를 시작하네요.
노래도 부르시게요....?
분명 뭔가 이상한데,
또 뭔가 굉장히 신선하군요.
창의로운 밤의 자세입니다.
배게 속으로 웃음을 쿡쿡 박아 넣고,
앉은 사람이 누운 사람이 되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뭔가 이상한 우리들의 작은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