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검사, 또 검사(2) - 무시무시한 골수검사

백혈병 투병일기(5)

by 구름

그렇게 조영제를 몸에서 내보내지도 못한 채 골수 검사를 준비했다.

검사 후 이틀간 못 씻는다는 글을 인터넷에서 검색하고 수액을 단 채로 조심조심 머리를 감고 샤워를 했다.


골수 검사에 들어가기 전 마약성 진통제를 달아주셨다.

아직 조영제의 몽롱함이 채 가시지 않았는데 마약성 진통제까지 더해지니 오 마이갓.

공중에 붕 뜬 느낌이다.


대망의 골수 검사 시간.

침대에 누운 채로 병실 근처 검사실로 옮겨졌다.

초 긴장상태인 나를 간호사쌤들이 달래주셨지만,

그래요. 아무런 위로가 되지 않아요.ㅠ


국소 마취 주사로 먼저 골수 채취 부위를 마취했다.

깊은 곳까지 마취가 필요해서 그런가, 너무 아팠다.

누군가는 치과 마취 정도랬는데,

아니요. 훨씬 깊게까지라구요.


본격적인 채취 시간.

뼈를 뚫어야 하니까 드릴 같은 느낌이 날줄 알았는데,

그냥 누르는 느낌이 나더니 갑자기 시큰 저릿거린다.

바늘을 넣는 느낌은 마취 덕분에 안 난 모양이다.

골수를 빼면서 나는 시큰 저릿 거리는 느낌이 무서워 아아 신음소리를 내었더니 의사쌤께서 거의 다 되었다고 하신다.

한두 번 시큰 저릿 후는 견딜만했다.

생각보단 빨리, 수월하게 끝났다.

간호사쌤 말로는 내가 움직이지 않아서 빨리 잘 끝났다고 하셨다.

위로였겠지.ㅠ


더 큰 문제는 이 이후였다.

지혈을 위해 4시간을 딱딱한 모래주머니 위에 채취 부위를 대고 똑바로 꼼짝없이 누워 있어야 하는데, 이것 때문에 하루 종일 물을 못 마셨다.

혹시 화장실이 가고 싶으면 침대에 누운 채로 해결해야 한다고ㅠ

게다가 진통제가 끝나니 상처부위가 아파와 마약성 진통제 한통을 더 맞았고 꼼짝없이 굳어있는 불편한(모래주머니 때문) 자세는 뼈와 근육의 통증을 가중시켰다.

너무 괴로우니 그 좋아하는 드라마도, 예능도 그 어느 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세상 더디게 가는 시계만 바라보고 있었다.

약속된 4시간이 되자마자 호출벨을 눌렀다.

간호사쌤은 채취부위를 확인하시더니,

"어쩌죠. 지혈이 아직 안 됐어요.ㅠ 30분만 더 하고 있을게요."

이걸 또 해야 하다니ㅠ

30분 뒤엔 반드시 통과되리라 조금 힘을 줘 더 꽉 눌리게 했다.

당연히 통증은 더 커졌다.

또 지혈 실패.

30분 뒤 또 실패.

"저 정말 더 이상은 못하겠어요ㅠ 그냥 편하게 있어도 돼요?"

"네 그냥 대고 있다 정도로만 편하게 누워 계세요."

그렇게 1시간을 더 버텼다.

총 6시간의 지옥 같았던 지혈 시간.


해방이 되자마자 물을 벌컥벌컥 마시고, 화장실로 향했다.

이미 시간은 8시 반이 넘어, 싸늘히 식은 저녁밥을 허겁지겁 흡입했다.


이제 주기적으로 거쳐야 할 관문, 지옥의 골수 검사.

나야 아파서 하는 거지만 가족을 위해, 혹자는 모르는 이를 위해 기증하시는 분들께 새삼 깊은 감사의 마음이 들었다.(같은 고통일런지는 모르겠다.)

벼랑 끝에 있는 사람을 살리는 일.

누군가를 위해 기증을 계획하고 진행하시는 모든 분들께 이 글을 빌어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고통스런 경험담으로 시작해 감사로 끝나는 이상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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