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삶을 돌아보면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었음을 느낀다. 로버트 프로스트는 그의 시 <가지 않은 길>에서 자신은 사람들이 덜 간 길을 택했으며 그것이 모든 차이를 만들었다고 노래했다. 나 역시 그러했다. 인문계 고등학교 대신 실업계 고등학교를, 일반대학 대신 공군사관학교를, 조종사의 길 대신 학자의 길을 택했다. 그 결과 많은 것이 달라졌으며,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도 없지 않다.
그러나 후회하지는 않는다. 젊은 시절에는 모교인 공군사관학교 교수로서 공군의 미래를 짊어질 사관생도를 가르쳤고, 전역 후에는 해외 대학 파견 교수로서 한국어와 한국학을 가르치면서 국위선양을 위해 노력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이제 나는 모든 공직 생활을 마치고 모처럼 한가함을 누리고 있다. 앞으로는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고, 건강을 위해 운동도 열심히 하며 남은 시간을 알차게 보내고자 한다. 또한, 지금까지 받은 복을 이웃과 나누며 작은 기쁨이라도 함께하고 싶다. 인생의 여러 갈림길에서 내린 선택들이 결국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부족한 글이지만, 나의 이야기가 여러분께 작은 울림을 주었기를 바라며, 끝까지 읽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