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짓는 청년농부 조니
사람들은 대게 지루하고, 반복적인 일상 속에서 벗어나기 위해 낭만을 찾으러 떠나곤 한다. 직장인의 삶을 포기하고, 본가로 내려와 청년농부의 삶을 택한 나의 삶은 어떨까?
유년시절 할머니와 부모님을 도와 발끝 사이에 흙들의 촉감을 느끼며 일손을 도와 드리던 밭농사, 논농사 기억이 시간이 지난 지금은 추억을 상기시켜 주는 고마운 존재가 되어 있었다.
바람에 흩날려 콧속에 촉촉하게 담기는 풀잎 향과 째작째작 새들의 청량한 소리는 그동안 쌓여 있었던 어지러운 도시생활에서의 스트레스와 복잡한 마음을 순식간에 진정시켜 준다.
치열한 경쟁사회 중심에 서 있던 순간의 무거운 기억을 이제는 내려놓고 싶었던 마음이 조용히 나의 귓가에 맴돌다 말해주고 싶었던 건 아닐까 생각이 든다.
겨울이 지나 봄이 다가올 무렵 스스로 작물을 선정하고, 몇 달간 꽁꽁 얼어 있던 땅이 봄바람에 서서히 녹아가는 시기에 경운기로 밭에 로터리 작업을 하였다. 경운기 로터리 날의 도움으로 땅속 깊이 꾹꾹 묵었던 나의 어두운 생각들이 새롭게 세상 밖으로 빠져나와 신선한 공기와 마주하는 시간을 가진다.
작물 종자를 땅속에 심을 때는 새로운 시도, 새로운 도전의 하나하나의 씨앗이 함축적으로 땅속에 박혀 다양한 영양분으로 새롭게 탄생할 준비를 한다. 흙 속에 박힌 종자가 품고 있는 그 가치가 내가 열망하던 가치가 될 수 있도록 작물을 심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꾸준하게 들여다보고, 물도 주고, 주변 잡초도 뽑아주면서 최상의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간이 지나 작물을 수확할 시기가 도래했을 때 여태까지 나의 노력의 결실이 어떤 결과물로 다가오는지 실질적으로 확인할 시간을 마주하게 된다. 얼마만큼 나의 꿈의 종자를 위해 정성을 들여 관리를 해왔는지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나의 부족한 부분은 무엇이 있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값진 시간이 주어진다.
결과물에 대한 성과의 기준은 오직 나에게만 있다. 다른 사람들이 정해 놓은 잣대를 통해 나를 투영해서 바라보게 된다면 바닷물 같이 짭짜름한 만족감의 갈증은 영원히 채워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정해놓은 확고한 기준을 통해 스스로를 바라보고, 그 결과 그대로를 인정하며, 받아들이는 것이다. “너 참 고생 많았어. 참 잘했어”라는 말 한마디의 칭찬으로 스스로를 가꾸며 살아가는 삶을 지속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