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짓는 청년농부 조니
한 겨울 동안 누구에게도 관심받지 못하고 꽁꽁 얼어붙어 바싹 움츠리고 있던 흙들이 조금씩 녹을 시기에 청년농부가 나타나 그들에게 봄맞이 선물인 퇴비를 선물해 준다.
다음 한 해의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출발 신호에 맞춰 흙들은 퇴비들과의 만남으로 밭의 분위기는 단숨에 시끌벅적해지고, 활기찬 농촌의 새로운 시작의 한해를 널리 알린다.
그토록 쓸쓸하고 외로운 겨울을 보냈을 흙들에게 퇴비는 과연 어떤 존재일까? 단지 외로움을 충족시켜 줄 존재가 아닌 본인들을 더욱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는 존재이기에 더욱 특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는 지금까지 삶을 살아오면서 과연 퇴비 같은 존재가 되어 본적이 있는가? 나 스스로도 아직 성장하지 못한 상태인데 다른 무언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없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이 시도조차 하지 못하도록 나의 발목을 무겁게 옥죄고 있었다.
농촌에서 농사를 시작하고, 나의 맨발과 흙이 마주하게 되었을 때 그 느낌은 시간이 지난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차가우면서도 포근한 그 느낌은 어떠한 이중적인 느낌보다 나에게 사실적으로 다가왔다. 가족들과 주변 지인들과의 교감할 때보다 흙과 교감할 때의 궁극적인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퇴비자루를 뜯고, 밭에 골고루 뿌려줄 때 바람에 휘날리는 퇴비들은 각자 본인들이 가고자 하는 곳으로 뿔뿔이 흩어지는 모습이 정말 밝아 보였다. 오랜 시간 숨 막히는 자루 속에서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하고 있다가 청년농부의 도움으로 자유를 얻어 해방되는 그들의 느낌을 최대한 가까운 거리에서 간접적 느끼고 싶었다.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퇴비를 뿌리는 행위는 정체되어 있던 나의 인생에도 활력이 돌기 시작하였고, 자연과 교감을 통한 정신적 자아 성장의 기쁨을 선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