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 <Life Reset > 은 내가 2학기 전공 수업인'영상문학론'에서 기말고사를 잘 보기 위해 혼자 실습했던 희곡이었다. 영상문학론은 시나리오의 전반적인 학습과 실습을 하는 전공 수업이다. 실습은 조별로 하나의 중심 장면의 시나리오를 적는 것이었지만 나 혼자의 자기 계발 시간도 필요했다. 연극 동아리니까 나중에 연극을 올릴 때 이걸로 해봐야겠다는 마음도 적지 않게 있었다.
2024년 12월 4일, 나의 후배들이 습작 공연을 올리는 순간마다 내가 만들었고 고생했던 <Life Reset>이 수면 위로 올랐다. 더는 이 극에 대해 말해주는 이도 없지만 연출은 생생하게 기억이 나니 그걸로 다행이지 않을까.
장르: 서스펜스
러닝타임: 60분 내외
시놉시스: 2057년 한국은 지구촌 전체 국가 중에서 자살률 1위를 차지한다. 지구촌 전체 국가에서도 1위를 차지하자 한국은 사회‧경제에서 손실을 얻게 된다. 한국은 ‘자살률’ 국가라는 오 명을 벗기 위해 자신의 트라우마, 고통스러운 기억만 도려내는 신약을 발표한다. 신의 은총이라고 불리는 신약은 불티나게 사용하게 되고 자살률도 점차 하락 증세를 보인다. 악용한 사람은 재판에 넘겨 죽음을 이르게 만들 수 있는데 취조를 당하는 용의자 세 명 중 한 명 은 거짓 연기를 하고 있다.
무대 - 무대 설치는 없다. 대신 책상, 의자는 있다. 형사가 쓰는 실제 노트북이 있다. 실제 노 트북은 실제로 증거 영상을 튼다. 증거 영상은 직접 찍어야 한다. (제작소품)
용의자 세 명 중 진범을 찾는 연기였지만 추리하는 부분에만 신경을 썼고 티키타카를 원했던 부분을 진범에게 쓰지 않았다는 점이 아쉬웠다. (연출이 처음이라는 말이 자꾸만 입에 붙어 아쉬움의 후회를 온몸에 덕지덕지 묻힌다.) 진범은 후반부에 억울한 오해를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다만 억울한 오해를 풀어 줄 방법이 없다는 이유로 잡혀 와 형사에게 욕과 의심을 받았다. 오해의 결과로 죽음(사형)이 아닌 징역 3년에 처해졌다는 것이 씁쓸한 인생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집에서의 지옥에서 벗어나 감옥에서 홀가분한 태도를 보이며 이 극은 마무리가 된다.
습작 연출에 배우 7명과 조명, 음향까지 다 채운 걸 보면 인원에 대한 걱정은 덜었을 뿐만 아니라 배우들과 으쌰으쌰 올릴 수 있었던 추억이 3월 연극 참여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된다. 이 극을 창작할 시간까지 3일 꼬박 걸렸고 돌아간다면, 촉박하게 극을 쓰지는 않았겠지만 얼추 시놉시스, 로그라인의 형식적 내용을 갖춘 것도 보면 전공 수업에서 학점을 챙기기보단 '내가 챙길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인간의 기억은 또 다른 기억해 내야 하는 기억들을 위해 망각된다. 망각될 기억보다 망각되지 않을 기억이 더 빠르게 사라진다. 이때 난 나에게 내재되었던 나쁜 기억들을 지우고 싶었다. 3년, 5년, 10년이 지나 사람의 이름은 빠르게 기억에서 사라지고 내가 겪었던 심정, 모습, 사건만 재처럼 남아 내 손 위로 떠돌 때 보내주지 못했던 나의 기억이 '만약 기억을 지워주는 약이있었다면?"이라는 설정이 기획의도의 첫출발이었다.
무대제작: 합판 페인트
연습일정 잡기
연습 장소를 흔쾌히 내어 준 드라마 선배들과 무대를 도와주러 온 선배, 동기와 습작 공연단들은 고요하게 이 극을 준비하였고 고요한 바다가 이내 일렁거리는 파도를 만들었다. 그래서 한 달을 준비하고 공연을 올렸던 2023년 12월 1일,
당일, 무대 점검
배우, 스탭 응원의 한마디 메모
공연이 시작되었다.
연극이 끝난 후에도 내 마음 한 편에 오랫동안 그리움과 따뜻함으로 작용되는 건 아무래도 연출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무엇이든 안 해서 후회보다 해서 후회하는 것이 낮고 난 이 연출을 후회하지 않는다. 조금만 더 알아서 잘해볼걸의 아쉬움은 남아도, 그 아쉬움은 차곡차곡 쌓아가서 나만의 연극을 만들면 되니 충분한 결말을 맺었다.
이시하: 고마웠어-. 이 세상에서 나를 응원해 주는 사람이 생긴 것 같아서. 자기 연민에 빠지면쉴 새 없이 우울에 갇혀. 벗어나고 싶은데 사람들은 등을 돌리고 난 이미 끝나는구나 했어. 돈으로 움직이는 관계도, 정으로만 움직이는 관계도 없더라. 귀인을 만난다는 건 엄청 어려운 일이야. 넓은 친구가 있더라도 좁은 관계의 친구를 이기진 못해. 살면서 힘든 일은 많이 찾아올 텐데 난 이제 버틸 수 있는 요소인 어떤 행복을 찾을 거야. 커다란 행복이 아니라 소소한 행복을 찾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