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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르망디 시골쥐 Mar 22. 2024

신비한 물이 흐르고 고이는 곳

우리 마을명소


오늘은 어떤 도시를 소개하기보다는 우리 마을의 특별한 장소를 소개하볼까 한다.

저기 초록색 대문으로 보이는 곳이다.


저기 초록색 대문을 열면 작은 성모마리아상이 벽이 붙어 있고 아래로는 우물이 하나 있다.

흡사 우리나라 약수터 같은 느낌.

(안에 사진을 찍었어야 하는데 항상 놓친다)


그 뒤로는 울창한 나무 숲이 있다.


저기 뒤에 나무 숲이 보인다

저 나무 숲은 수도자들이 걸었던 길이다.

수도자로서 안 좋은 생각이 들 때 저 길을 걸으면서 수행하는 길이었다고 한다.

나무들이 자신을 보호해 준다고 믿었다.


나무 밑으로는 물이 흐르는데 나무는 정수기 필터처럼 물을 정수하여 좋은 물로 바꾸어 준다.

그렇게 좋은 물은 저기 우물에 모인다.


우리가 흔히 아는 성수다.


내가 처음 여기에 왔을 때 모기에 많이 물리고 두드러기 난 적이 있다. 하도 밤낮 가리지 않고 긁적거리니 남편이 데려간 곳이 저기다.

기도를 하고 물을 아픈 분위에 바르면 낫는다고.


약국에 가면 얼마나 많은 좋은 연고들이 많은데,

그 말을 믿지는 않았지만 그저 한번 해보기로 했다.


시원한 물을 빨갛게 부어오른 부위에 바르니 일시적으로 가렵지는 않았지만 자고 일어나니 말끔히 나았다는 전설적인 이야기는 없었다.


여기 사람들도 전설처럼 허황된 이야기는 믿지 않지만 아픈 경우 기도할 겸 마음의 치유 겸 들르는 것 같다.


하지만 아예 효과가 없는 건 아니다.

미네랄이 풍부해서 촉촉해지는 효과는 있다.



물을 바르는 의식이 끝나면 근처 성당에 가서 기도를 해야 한다.

효과를 기원하기보다는 물을 주셔서 감사한다는 마음으로


2월에 친구가 왔을 때 스트레스로 인해 피부가 안 좋아진 것을 보고 큰 페트병을 들고 다녀왔다.

친구의 피부가 큰 차도가 있던 것은 아니었지만 여기 있는 동안은 그 물로 세수의 마무리를 하였다.



우리는 아니다는 것을 알면서도 행할 때가 있다.

인생이 확률과 과학적 근거나 지식으로만 결정되는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근거는 없지만 믿도 끝도 없는 믿음이 때로는 인생의 방향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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