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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향연 26화

산다는 건 가끔

by 노르망디 시골쥐

어느 날은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죄책감을 느끼는 날이 있다


부서지는 태양을 온몸으로 느끼고

차가운 눈을 코끝에 스치며


계절이 변하고

풍경이 변하는 것을


아침의 해가

찬란하게 뜨고


무수한 별이

수놓은 밤하늘을

아무렇지 않게

느끼고 바라보는 일은


누군가

그토록 바랬거나


혹은


누군가에게는

마지막이었을지도 모를


이런 일상을

일상이라 말할 수 있는


그러면서도

끝없는 욕망을 갈구하는

내가


때론 부끄러워


살아가는 게

죄책감을 쌓는 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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