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검진을 다녀와서
태어난 지 어느덧 38일째에 접어들었다. 며칠 전 옆지기는 지아의 건강을 확인하고 왔다. 영유아 검진이라는 단어는 과거의 내겐 너무나도 낯선 용어였지만, 최근 나에겐 매우 의미 있는 단어가 되었다.
“지아 건강은 어떻데요? 이상 있는 곳은 없데요? 바빴으면 미안해요. 근데 궁금해서 견딜 수가 있어야 말이지…”
”지아는 건강하데요. 근데… 파이팅이 넘쳐서 조절이 필요하데요. “
“응? 그게 무슨 말이야?”
검진을 맡은 선생님 말씀은 태어난 후부터 지금까지 너무 급속도로 자라고 있다는 것이었다. 너무 파이팅 넘치게 크게 있다는, 그래서 본인이 힘들 거라는…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점에서 안도했지만 한편으론 지아가 견디고 있는 성장의 고통이 느껴지는 말이라 마음이 아팠다.
“그럼 우리 어떻게 해야 해? “
“의사 선생님이 수유텀을 늘려야 한대요. 이젠 더 이상 신생아가 아니기 때문에 조절하는 법을 스스로 알 수 있게 해야 한데.”
이번 주말은 그래서 수유 시간을 3시간에서 4시간으로 늘리는데 힘썼다. 밥 달라고 우렁차게 울어대는 그녀를 외면하는 건 정말 곤욕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최근 끙끙대며 좀처럼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지아의 모습이 그 파이팅(?) 때문은 아니었는지를 생각하면 이 정도는 견디는 게 그녀를 위한 일이라 생각했다.
그녀를 두고 서울로 올라가는 발걸음이 오늘도 무겁다.
조금씩 성장하는 지아와
엄마로 성장 중인 옆지기를 보면 마음 한편이 뭉클해진다.
나도 좋은 아빠가 되자.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