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시작
유난히 짧게 느껴진 설 연휴였다.
신기하다. 일상의 하루하루는 더디게 흘러간다고 느껴지는 때가 많은데, 휴일은 빠르게 느껴진다. 연휴를 어떤 일들로 꽉 채워서 그런 것일까?
일상으로 돌아가면 다시 더딘 하루들이 기다린다. 회사가 발돋움하는 시기이니만큼 약간의 긴장과 걱정이 먼저 다가온다. 일어나지 않은, 실체가 없는 생각과 오늘도 다투고 있다.
하지만 돌아가는 길의 마음이 무거운 것만은 아니다. 까다로운 질문과 이해하기 힘든 조언들로 채워진 피곤한 연휴기간이 아니었으며, 이번 연휴 동안 가족의 미래를 그려 약간이지만 구체화시켰으며, 금방은 열차에서 이름 모를 타인이 미소 지으며 본인이 지나가던 자리를 양보해주었기 때문이다.
뭐 이런 것 아니겠는가. 적어도 지금까지 내겐 그렇다. 머릿속 최악의 시나리오는 잘 일어나지 않으며, 악재 속에서도 언제나 미소 짓게 하는 일들은 있다.
손에 든 부모님 사랑 가득한 명절음식과 배에 빵빵히 찬 그들의 사랑을 가지고 힘껏 살아가야겠다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