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얼굴을 손톱으로 이렇게 긁어놓으면 어떡해!!”
쉬는 시간에 둘이 다툼이 있었는지 몸싸움을 하고는 한 녀석이 손톱으로 친구 얼굴을 제대로 긁어놓았다. 손톱에 긁힌 아이의 얼굴을 보니 내가 다 눈이 돌아갈 지경이다.
평소 큰 소리로 아이를 혼내는 것보다 낮은 목소리로 엄하게 이야기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고 후배들에게도 그렇게 이야기했건만… 내가 썽이 덜 났었구나.
선생님의 불벼락을 맞고 아이가 눈물을 뚝뚝 흘리며 혼나는 자세로 앞에 섰다.
긁힌 아이는 얼굴 상처부터 치료받도록 보건실로 빨리 보낸다.
평소와 다른 선생님의 목소리에 온 교실이 얼어붙었다. 앞에 선 아이도 얼음이다.
“손 좀 보자! 손톱을 이렇게 길러가지고 다니니까! 어? 친구 얼굴에! 어? 저렇게 상처를 내고! 어? 그러면 되겠어?”
흥분한 볼선생이 말도 더듬는다.
보자. 교실에 손톱깎이가 있었는데. 여기 있네.
“이리 와 봐. 손 줘.”
아이의 손을 잡고 손톱을 톡 톡 깎아준다.
이리 보니 손이 보들보들하고 손톱도 말랑말랑한 것이 아직 아기다.
맘이 살짝 녹으려는 것을 가다듬고
“흠. 자. 다 깎았다. 앞으로 손톱 잘 깎고 다니고! 친구 할퀴면 절대 안 돼!”
매서운 눈빛과 낮은 목소리로 엄하게 타이른다.
손톱을 다 깎고 교실에 앉아있는 아이들의 표정을 보고 볼선생은 당황하지 않을 수 없다.
금방까지 선생님께 불같이 혼이 나고 강제로 손톱이 깎인 친구를 너무나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지금 자기 손톱 긴 사람 나오세요.”
모든 아이들이 일렬로 줄을 선다.
선생님이 깎아주는 손톱. 그게 그렇게 좋으니?
이 귀요미들.
29명의 손톱을 깎아주며 한 명 한 명 손을 다 만져본다. 하나같이 작고 곱다. 마시멜로우로 만든 손일까.
얼음장이던 교실이 어느새 훈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