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든 예시작품을 숨겨놓는 건데 괜히 미리 꺼내놨다. 로켓 75에 대한 품평회를 하느라 내 말은 들리지도 않는다.
"선생님! 저 로켓 저 주세요."
"저 주세요!"
"저요!"
여러분... 진정....
"우리 모두 저런 탐험선을 각자 만들 거예요. 휴지심은 기본적으로 하나씩 줄 거고 그 외에도 앞에 여러 가지 재료(재활용품..)들이 있으니 와서 골라서 자기 탐험선을 만들어요. 다 만들고 나서 자기 탐험선에 대해서 어디 가는 건지 이 부분은 어떤 기능이 있는지 설명해 주세요."
1학년 담임은 일단 재활용품을 끝없이 모아야 한다. 분리수거장에서 보물을 찾아오기도 한다. 엘리베이터에서 재활용품을 들고 내려가는 아저씨에게서 맘에 드는 보물이 보이면 나도 모르게 눈독을 들인다. 계속 보고 있다가 아저씨를 따라 재활용품 수거장까지 가니까 아저씨가 이상하게 쳐다봐서 해명한 적도 있다.
"제가 초등학교 1학년 교산데 버리시는 그 작은 상자가 맘에 들어서 아니 수업에 필요해서요."
아이들은 볼선생이 어렵게 모아 온 여러 가지 재료를 가지고 자신만의 탐험선을 만들어낸다.
"이거 좀 잘라주세요. 안 잘라져요."
"풀을 붙였는데 자꾸 떨어져요."
"긴 휴지심 쟤가 2개나 들고 갔어요. 나도 필요한데..."
어린이들의 민원을 해결해 주기 위해 교실을 뱅글뱅글 돈다. 이런 수업을 40분 하고 나면 1500보는 금방 걷는다. (보통 4교시하면 4000보, 5교시하면 5000보가 나온다.)
2시간에 걸쳐서 탐험선 제작을 마쳤다.
"이건 외계 땅에 내려서 다니는 차예요."
"아~ 다른 행성에 내려서 이동하고 조사하는 탐사차구나."
"네."
"어느 행성을 가고 싶어?"
"태양요. 뜨거운 데 갈 수 있는 차예요."
제법 그럴싸한 대답들을 한다.
"수아야, 이건 어디 가는 탐험선이야?"
"이건 제가 타는 게 아닌데요?"
"그래? 그럼 누가 타?"
"외계인이 지구에 올 때 타고 오는 거예요."
그럴 수 있지. 외계인이 지구를 탐사하러 올 수도 있는 거니까.
재료는 거기서 거기지만 결과물은 하나도 같은 게 없다.
아이들의 세계는 신기하다.
"발사되는 탐함선들을 같이 발사시켜 봐요. 준비됐죠? 5,4,3,2,1. 발사!"
블라인드 끝에 붙여둔 로켓들이 줄을 당기자 동시에 하늘로 올라간다.
박수를 짝짝 치고 난리다.
"그런데 선생님, 우주가 배경이어야 되는데 왜 우주가 없어요? 까맣게 해 주세요. 별도 붙이고."
알았다..... 쉬는 시간에 총알같이 검은 색지를 창에 붙이고 여학생들이 잘라준 별을 붙여서 우주를 완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