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스승의날, 나는 참교사였을까?

선배가 알려주는 교직생활 비법서 21

by 전태영

오늘은 44번째 스승의 날이었습니다. 해마다 돌아오는 5월 15일이지만, 올해는 조금 특별했습니다. 정년을 앞두고 맞이한 마지막 스승의 날이었거든요. 그래서일까요. 마음 한 켠에서 조용히 질문이 올라왔습니다.


“나는 참 교사로 살아왔을까?”
“아이들의 삶에 작게라도 따뜻한 흔적을 남겼을까?”


아이들의 반짝이던 눈빛, 동료의 따뜻한 눈인사, 학부모님의 짧은 감사 한마디가 자꾸만 떠올랐습니다. 그 모든 순간들이 모여 지금의 저를 만들었고, 걸어온 교직의 시간을 다시금 돌아보게 했습니다. ‘선생님’이라는 이름은 어느 순간 너무도 익숙하게 제 앞에 붙어 있었지만, 그 안에는 늘 기대와 책임, 때로는 두려움과 외로움이 함께 들어 있었습니다. 지치기도 하고, 흔들리기도 했지만, 아이의 미소 한 번, “선생님 덕분이에요.” 라는 한마디가 다시 저를 교단에 서게 했습니다. 가르친다는 건 단지 지식을 전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함께 웃고 울며, 나의 부족함을 마주하고,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는 길이었지요.


때때로 이름도 기억나지 않던 제자가 문득 찾아와 말하곤 했습니다.

“선생님, 저 기억나세요?”

“그때 선생님 말씀이 제게 큰 힘이었어요.”

“그 역할놀이 수업,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요.”

그 한마디, 그 웃음 하나가 제가 ‘교사’라는 이름을 오래도록 품고 살아갈 수 있었던 힘이었습니다.


선생님, 이 길은 결코 쉽지 않지요.


교단에 처음 섰던 날부터 지금까지, 저도 수도 없이 되물었습니다. “교사로 산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오랜 시간 교직을 걸어오며 마음에 새긴 답이 하나 있습니다. 아이들이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걸 느끼게 하는 것, 그것이 교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다짐합니다. 내가 만나는 모든 아이들이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내가 손을 내밀면, 아이들의 두려움이 조금은 사라지길 바란다고.


KakaoTalk_Photo_2025-05-15-21-46-10 002.jpeg 초임 시절, 내 인생의 첫 제자들


교직의 길이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지만, 저는 여전히 배웁니다. 아이들에게서, 동료들에게서, 그리고 제 자신에게서. 그래서 스승의날인 오늘, 후배 선생님께 꼭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작은 친절'이 얼마나 큰 행복을 만드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함께 근무하는 선생님께서 손수 기른 상추와 부지깽이 나물을 검은 봉지에 담아와 직원들에게 나누어주셨습니다.

• 쉬는 시간, 새내기 선생님이 생수 한 병을 내밀며 “선배님, 쉬었다 가세요.”라고 말해주었습니다.

• 연수 자료를 만들던 저를 보며 한 직원이 조용히 다가와 “제가 도와드릴게요.” 하며 복사와 코팅을 함께해주었습니다.


별것 아닌 일 같지만, 그 순간 저는 참 따뜻했습니다. 이런 분들이 곁에 계시기에, 우리 교단은 아직도 희망이 있고, 비록 힘들지만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그래서 지금도 저는 ‘행복한 교사’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우리의 말보다, 우리가 서로를 대하는 모습을 더 오래 기억합니다. 친절은 전염됩니다. 내가 먼저 미소 지으면 아이도 따라 웃고, 내가 동료를 따뜻한 말로 격려하면 교실의 공기도, 교무실의 분위기도 달라집니다. 작은 친절은 교실의 온도를 바꾸고, 내 마음에도 행복이 자랍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아요. 성과나 완벽한 수업 안에 있지 않습니다.누군가에게 건넨 친절 하나, 그 친절이 돌아와 내게 준 미소 안에 있습니다. 사랑하는 후배 선생님,하루에 한 번, 누구에게든 ‘작은 친절’을 실천해보세요. 그 친절이 기적처럼 내 마음의 행복이 되고, 아이들의 미래 속에도, 교직의 아름다움 속에도 오래도록 남게 될 것입니다.


혼자 가면 빨리 가고, 함께 가면 멀리 간다는 말이 있지요.


지금 함께하는 아이들, 동료 선생님들, 그리고 바로 선생님들이 있기에 이 길은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우리는 ‘교사’입니다. 함께라면, 이 길은 언제나 지속 가능하고 행복한 여정이 될 것입니다. 늘 선생님을 응원합니다. 따뜻한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