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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이야

by 이지희

요 며칠, 눈물 젖은 베개로 조금 힘겨운 밤을 보내고 있답니다.

한 아이의 눈물을 지나칠 수 없어 나의 평범한 밤은 눈물로 적신 밤으로 멈출 줄을 모르네요.

세상을 알지 못해도 어른들의 숨긴 의도들을 다 알지 못해도 사랑에 웃을 수 있고 행복에 숨겨지지 않는 미소로 화답하는 작은 아이인데, 이 작은 아이가 슬퍼할 때에는, 그럴 때에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눈물을 닦아 주고

안아도 주었지만

가슴에 새겨진 상처에 나는 아무런 약을 발라줄 수가 없네요.

'왜'라고 물을 수 없을 정도로 어린 나이이기에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왜'라고 물었다면 나는 답을 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에요.


내가 그저 이렇게 힘겹게 밤을 새울 때, 눈물이 그냥 나오듯이.

너도 그런 거겠지.

힘내라는 말조차 할 수 없는 작은 아이야.

부디 힘차게 뛰어놀고 피곤함에 아플 겨를 없이 잠이 들었으면 해.

네가 잠든 그 밤, 나는 너의 마음을 지켜달라는 기도로 이 밤을 지킬 테니.

작은 아이야, 너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이 연약하더라도, 그 연약함 속에서 웃음을 잃지 않았으면 해서,

그래서 이렇게 네 등 뒤에 있으려 해.


네 어깨가 쓸쓸하지 않기를

네 눈에 밝힌 보석이 빛을 잃지 않기를

네 힘이 빠지지 않게

세상이 따뜻해지기 전에 너를 보고 있는 내 마음을 사랑으로 덮어 지키려 해.

갈 수 있을 때까지 우리 함께 가자.

네 친구가 되어 볼 수 있을 때까지 보면 되잖아.

함께 살아가는 순간에 감사하면서 뛰어가 보자.


어깨가 무거워져도 하늘을 다시 바라보려 합니다.

바람이 차가워 오는 이 계절에도,

네 마음만큼은 얼어붙지 않게.


조금씩 조금씩 추워지는 이 계절을

잘 준비해야겠어요.

이번 추운 겨울은

잘 지내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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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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