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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쨌든, 일상

6. 이제 겨울 시작인데...

by James 아저씨

올 겨울은 유독 춥고 길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요. 이제 1월인데... 이제 겨울로 들어갔을 뿐인데...

어떻튼~ 새해가 왔고 올핸 그 첫 해를(일출) 게으름 피우느라 보지 못했습니다.

아직도 마음은 어지럽고 그렇습니다.

그래도 밥은 잘 먹고, 갈지자 발걸음 여전하지만 그냥 앞으로 걸어가고 있습니다


1. 영화를 보다(스포 있음)

영화포스터

Civil War: 분열의 시대

미국, 세계 최강의 미국이 둘로 갈라졌다.

그 예전엔 남북이 갈라져 싸웠다면 이젠 동서로

갈라졌다. 영화는 무엇 때문에 갈라졌는지는 모르지만 대통령이란 작자는 백악관에 숨어 수개월째

나오지 않고 그런 대통령에 반기를 든 서부지역과

연방군을 동원한 대통령 측...

최악의 분열로 무차별 폭격과 서로를 향한 총질만이 난무하는 세상이 된 미국에서 이 상황을 취재하려는 기자정신 충만한 기자들...

이들은 무턱대고 워싱턴 DC로 가서 대통령을 인터뷰하겠다고 길 떠나는 로드무비 같은 형식이다.

물론 종군기자처럼 죽음을 각오해야 한다.

가는 길에 죽을 고비도 몇 번 넘기고 일부는 죽기도 했다. 길에서 만난 어느 군인 무리들이 총부리를 겨눈 채 어느 쪽이냐고 묻는다. 이때 너무나 섬뜩하다.

미국시민이라고 이야길 하는 기자에게 어느 편?

이냐고 총부리를 겨누는 것이다. 우리 편 아니면

무조건 적인 세상이 된 것이다. 사실 왜 미국이 저 지경이 되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미 세상은 둘로 갈라져 나 아니면 남이고 그들은 총구를 서로 겨누고 있는 현실이라는 것이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DC까지 가게 된 기자들은 백악관에 진입한 반란군(서부군)이 대통령을 사살하는 장면을 촬영하고 죽기 직전의 대통령에게 마이크를 대고 인터뷰를 시도한다.


뭔가의 기시감 같은 게 든다.

용산에 찾아간 공수처 수사관들을 막아선 무장한 경호처 요원들...

그 긴장감 넘치는 대치 상황!


관저에서 무얼 하는지 모르는 대통령이란 작자와 그를 보호하려는 일부 정치인과 군인들....

그리고 그를 끌어내야 한다는 시민들... 만약 체포하는 과정에서 서로 교전이 일어나면 그야말로 그 작자를

옹호하는 세력과 그를 끌어내야 한다는 시민들에 정신 못 차린 영화의 대통령처럼 군을 동원하고...

그러면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끔찍한 상상이 드는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자꾸만 기시감이 몰려오고 무언가 잘못된 이걸 바로 잡아가는데 영화에선 결국 전쟁이란

걸로 끌고 갔다. 이게 현실로 재현이 된다면 너무나 무섭고 그 불행은 고스란히 일반 국민들이 져야 하고

그렇게 분열된 세상은 지옥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하필 이 영화가 지금 상영되다니...


2. 자두

편히 잠든 자두

춥다고 자두를 실내에 들였다.

그 애는 13년 만에 실내에서 겨울나기를 하는 것이다. 점점 걸음걸이가 느려지고 다리를 절고 몸이

둔해서 거북이처럼 느릿느릿 움직인다.

그럼에도 아기처럼 변해가서 나를 졸졸 쫓아다니고 안 보이면 낑낑대고 잠시라도 내가 눈앞에 안 보이면 불안해한다. 대체 왜? 나이 들어 파파 할머니가 된 지금 치대고 보채며 내 곁에 있으려 하는지...

책 좀 읽으려 2층에 올라가면 못 올라오는 자두는

낑낑거리며 울어대 결국 내려와서 요즘은 주방 탁자에서 책도 읽고 노트북도 한다. 그러면 탁자밑에

들어가 누워 있거나 곁에 있는다. 거실에서 TV를

보면 거실에서도 내 가까운 곳에서 나만 처다 보고 아는 체 해달라고 낑낑거리고 쓰다듬고 만져주면

편안해하고 누워 잠이 들기도 한다.

그러다 내가 잠시 다른 일을 하면 또 쫓아와 곁에서 맴돌고 어제는 자두가 잠시 잠든 틈에 다용도실과 창고 정리를 하는데 밖에서 낑낑거리는 소리가 들려 문을 여니 마치 '날 두고 어딜 간 거예요?' 하듯 날

보고 꼬리 치며 반가워한다. 결국 다용도실에서 내가 다 마칠 때까지 곁에 있었다.

갓난아이 하나가 집에 온 것 같다. 이 애가 왜 점점 이렇게 돼 가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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