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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두와의 일상

25. 밥, 밥, 자두 밥

by James 아저씨

자두 밥은 어디에...

9d3f4355-3de7-429d-b906-02e8f3788136_fixing_v2_diffbir_stage_1.png 오지 않는 자두 밥

자두 밥은 두 달에 한 번쯤 주문을 하다 요즘엔 한 달 반쯤 되면 합니다. 9.98k짜리 사료인데 요즘 식성이 좋아져 한 달 반쯤에 한 번꼴로 주문을 합니다. 그리고 보통은 떨어지기 3~4일 전쯤 주문하면 그전에 잘 배송되어 한 번도 자두 사료가 떨어져 곤란을 겪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10월 말... 자두 밥이 조금밖에 남지 않아 지난 10월 28일 쿠*에다 사료를 주문했습니다. 보통 쿠*의 경우 하루, 이틀이면 배송이 되니 걱정을 안 했죠... 그런데 이번엔 주문을 하고 나흘이 지나도 오지 않아 걱정이 되어 하는 수 없이 판매자 문의 게시판에 문의를 했더니 입고가 늦어져 그렇다고 죄송하다 하는데... 사료통을 보니 아직도 하루 정도는 더 먹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다이어트도 시킬 겸 급여량을 조금 더 줄여주면 말이죠. 그러다 보니 1주일이 되었습니다. 세상에... 결국 자두 밥이 다 떨어졌는데 그나마 급여량을 줄여했기에 1주일을 버텼지... 아무튼 이젠 다

떨어져 없다고 다시 문의를 했으나 여전히 미안하다는 답변만 있습니다. 그것도 게시판에다 말이죠. 전화는 받지도 않습니다. 다시 이번엔 쿠*고객센터에 전화를 했더니 친절한 상담원은 취소시키고 다시 재주문을 하라기에 순순히 취소하고 재주문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미 떨어진 사료는 로켓배송으로(하루 만에 배송이 되는, 그러나 비싼) 주문을 했으나 이 로켓배송은 대용량 포장은 없고 2k짜리만 있습니다. 그나마 대용량보다는

훨씬 비쌉니다. 하지만 일단 그거라도 주문해야 했기에 그걸 주문하고 평소 주문하던 대용량은 새 걸로 다시 주문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사흘이 지나도 역시 배송이 안됩니다. 결국 또 판매자에게 문의를 했더니 이번에도 연락이 안 됩니다. 고객의 소리 게시판에 이러면 판매표시에 '다음날 배송'이라는 문구를 지우고 언제 배송될지 모른다고 고지를 하던지... 결국 다시 쿠*고객센터에 전화했더니 또 아주 친절한 상담원이 상냥한 톤으로 취소하고 다시 재주문을 하라고 친절히 알려줍니다. 화가 좀 났지만 도리가 없으니 그렇게 했죠...

314258999298a93e066e67909a61f47e5f47993ab2eee5909a016fdde1d6.jpg 자두는 강제 다이어트를 하고...

게다가 나는 짧게 일본으로 2박 3일의 여행이 계획되어 있었니 부득이 다시 주문을 하고 여행을 떠났습니다. 여행 중에도 틈틈이 가족 단톡방에 자두 밥이 왔느냐고 확인을 했죠... 그러나 오지 않았다는 답변이 있고 지난번 2k로 주문한 밥은 줄여서 주느라 아직 떨어질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걱정은 되었습니다. 결국 여행을 끝내고 돌아왔어도 배송예정일이 훨씬 지났어도 오지 않아 다시 판매자에게 문의했더니 이번에도 전화 통화는 안됩니다. 또 쿠*고객센터에 전화를 했더니 기대했던 대로 또 차분한 상담원이 '취소하고 재주문을...' 이때 참았던 게 폭발하여... 다들 자동응답기냐 아님 AI가 응대를 하는 거냐 어찌 세 번이나 똑같은 답변을 하냐... 밥이 다 떨어져 굶게 생겼는데도 똑같은 답변만 하냐고 쏘아 부쳤습니다. 하지만 사실 상담원이 무슨 잘못이겠습니까... 판매업체가 잘못이고 상담원이야 매뉴얼대로 응대만 할 뿐인걸 어찌하겠습니까 마는 나는 결국 화를 못 이긴 겁니다. 성질을 내고도 딱히 방법이 없는 게 더 화가 치밀어 올랐고요. 생각 같아선 손해배상이라도 청구하고 싶고 소비자 보호원 같은데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고... 아무튼 화가 나 어찌할 바를 모르겠는데도 상담원은 차분한 목소리로 '취소하시겠습니까? 제가 취소를 도와드리겠습니다...' 라며 외려 화를 돋우는 것처럼 너무나 차분하게 기계적인 답변을 합니다. 쿠*측은 어차피 취소해도 또 주문을 하면 결국 나는 쿠*에서 구매를 하니 변하는 게 없는 거죠... 그러니 취소해라 그리고 다시 주문해라라는 답변에 화가 난 겁니다.

하지만 나는 상담원 같은 감정노동자들이 얼마나 고생을 하는지 압니다. 해서 한 번도 상담원에겐 화를 내보지 않았는데 이번엔 그렇게 기계적인 답변만 하니 내가 더 화가 났습니다.

그러나 '그래요 상담원님이야 매뉴얼대로 대답을 할 뿐 이겠지요'라고 하며 전화를 끊고 고객센터에 정식 절차로 항의를 했습니다. '내가 원하는 건 이럴 때 소비자에게 다른 방법이 뭐가 있고 이런 경우 쿠*의 상거래 자체 규정위반이라면 그 업체엔 어떤 페널티를 부과한다는 가... 또는 쿠*측에선 이러한 경우 어떠한 대비를 하고 있다는 등의 대답이 듣고 싶었다'라고 하니 구체적인 대안을 주는 게 다시 로켓배송으로 2k짜리를 3개 묶음으로 주문을 하면 다음날 로켓배송으로 온다고... 제의를 하는 겁니다. 그건 내가 원하는 방법이 아니다. 비싼 로켓배송을 해야 하고 또 10k짜리 주문하는 것보다 더 적으니 주문을 또 해야 한다... 거절했습니다.

하지만 사실 자두 밥이 떨어졌기에 어떡하든 주문은 해야 했습니다. 게다가 이 민원담당센터 직원은 고객관리를 하는 사람들의 용어를 쓰며 정말 죄송하다고 거듭이야기하며 '자기도 반려견을 키워서 그 마음 안다...

사료는 한 가지 먹이던 것만 먹여야 해서 함부로 바꾸지 못하는 마음을 안다... 속이 상한 거 충분히 이해한다'는 등의 민원인의 마음을 헤아린다는 쿠션용어를 썼지만 내가 듣고 싶은 말은 없기에(판매업체의 문제를 쿠*에서 어찌 처리하느냐의 문제) 또는 빨리 해결을 할 방법 제시가 없어 그냥 '다른 사이트에서 구매를 하겠다 그리고 이건 민원인으로서 소비자 보호원 같은 곳에 올리겠다' 하고 끊었습니다.(이런 게 소비자 보호원에 올릴 거리가 되나 모르지만 말입니다)


사실 수만 가지 물품을 판매하는 플랫폼 입장인 쿠*은 별별 판매자가 다 있고 그 보다 더 별종인 구매자들도 훨씬 더 많을 테니 이런 민원이 사실 얼마나 많겠습니까... 나야 처음이지만 말이죠. 아무튼 자두는 오늘 저녁부터 양을 급격히 줄여 밥을 먹이고(강제다이어트로 조금씩만 주고) 모레부턴 굶어야 합니다. 새로 주문한 곳에서 내일 오후라도 오면 다행인데 말입니다.

(다행히 다른 사이트에서 주문한 게 다음날 오후 배송이 되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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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중) 코인사가 하고 싶어 알짱거리는 자두/ 우) 결국 개무시 당하고 물러나는 자두

여행 중 자두 일상이 카톡으로 중계되듯 왔습니다. 역시 끙끙거림, 고양이가 와서 애를 태우니 더 약 올라하는 것... 잠자리 투정 등... 자두는 굳건히 알 수 없는 투정이 계속되었고 내가 돌아온 날 고양이는 내 목소리를 듣자마자 마당으로 와 고기 몇 점과 간식을 득템 했고 여느 날과는 다르게 마당에서 오래도록 머물며 놀다 갔습니다. 자두는 그 언저리를 배회하며 같이 놀고 싶다고 그렇게 끙끙거리며 고양이 주변을 알짱거렸지만 이기적인 고양이는 자두에겐 곁을 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순둥이 자두가 자길 공격하지 않으리란 걸 아니 도망도 안 갑니다. 그냥 곁에 오면 거리를 둘뿐... 심지어 마당에 누워있기도 합니다. 자두가 다가가니 슬쩍 일어나 자두와 얼굴을 맞대고 기싸움을 하더니 거리를 좀 더 벌려 놓고... 자두는 결국 왕~ 하고 또 한 번 폭발을 했고 요놈은 요리조리 빠져나가며 자두 애를 태우기만 합니다. 자두를 아주 우습게 보고 있는 거 같습니다.

자두만 일편단심 고양이에 빠져 애가 타고 있습니다 바보같이... 겨울의 문턱에서.


자두, 살구, 고양이에 대한 지난 글들

[브런치북] 자두, 살구 이야기

[브런치북] 어느 날 고양이-1

[연재 브런치북] 어느 날 고양이-2

[브런치북] 시골냥이들과 자두-1

[브런치북] 시골냥이들과 자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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