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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인킴 Feb 16. 2021

17. 조리원에서 10kg 빼고 퇴소하다

산후 다이어트의 시작

병원에서의 2박 3일 후 미리 예약해 둔 조리원에 입소했다. 모자동실과 모유수유를 적극 지원하는 곳이었기에 선택 한 곳이었다. 언제든 아기를 방으로 데리고 올 수 있었고, 매일 10~15분 정도의 유방마사지를 받으며 모유수유 코칭을 받을 수 있었다. 


조리원에 온 지 이틀 째 되는 날 본격적으로 모유가 돌기 시작했다. 대부분 출산 한 지 3일은 지나야 모유가 돌기 시작한다고 한다. 갓 난 아이는 이미 뱃속에서 태반으로 세상에서의 그 첫 3일을 보낼 영양을 충분히 가지고 나오기 때문에, 유즙으로 목만 축여도 살 수 있다. 물론 산모와 아기가 둘 다 건강한 상태라면. 


친정 엄마가 모유양이 적었다고 해서 나도 그러면 어쩌나 걱정을 했는데 오히려 넘쳐서 문제였다. 넘치면 좋을 줄 알았는데 젖몸살의 고통을 겪어 보면 넘치는 것도 좋은 것만은 아니다. 모유 많이 나오라고 조리원에서 식사 후에 주는 잉어즙은 마시지 않아도 충분했다. 밤낮 없는 모유수유 덕분에 자궁수축도 빨랐고 체중 감소도 빨랐다. 임신 기간 내내 총 12kg를 증량했는데, 조리원에 온 지 일주일 만에 9kg가 빠졌다. 


산전 운동의 진가는 출산보다는 산후 회복에 있었다. 출산은 어떻게 하든 길어봤자 하루 이틀 내 끝나지만 산후 회복은 앞으로의 삶의 질과 육아에 영향을 끼치는 장기전의 첫 단추이다. 임신 기간 내내 운동을 했기에 운동을 못하는 산욕기에 손실되는 근육의 양에도 불구하고 체력이 많이 떨어지지 않았고, 그랬기에 체중도 빨리 돌아올 수 있었다. 빠르고 수월한 출산을 위해 막달에만 반짝하는 순산 운동은 빠른 산후회복의 효과까지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임신 전부터 하던 운동을 출산까지 꾸준히 해 왔기에 빠른 회복으로 보상받을 수 있었다. 조리원에서부터 산후 요가를 비롯한 코어운동과 스트레칭 정도를 시작했다. 그때 조리원 내 방에서 휴대폰으로 촬영한 ‘출산 직후 체중감량 5가지 꿀팁’ 영상은 아직도 내 채널 인기 업로드에 등극되어있다. 2주 후 조리원 퇴소할 무렵에는 체중이 조금 더 빠져서 결과적으로 조리원에 있는 2주 동안 총 10kg를 감량하고 나왔다. 


산욕기(산후 4~6주) 동안은 무리한 근력 운동보다는 가벼운 산책, 호흡 위주의 코어 회복 운동과 스트레칭만 해주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불편한 사항도 있었다. 넘치는 모유로 부푼 가슴과 이리저리 뜯긴 젖꼭지는 너무 예민하고 아팠다. 그리고 회음부! 출산할 때 절개서 봉합한 회음부가 회복이 더디어 화장실을 갈 때나 앉았다 일어날 때 참 불편했다. 자연적인 회음부 열상이 오히려 회복이 더 빠르다고 하던데, 둘째를 낳는다면 되도록 회음부 절개를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다행히 산후도우미 이모님이 여러모로 잘 도와주셔서 나는 차려주는 세 끼를 잘 먹으며 모유수유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그렇게 많은 도움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밤에도 두세 번씩 자다 일어나 모유수유를 하다 보니 4시간 이상 연속으로 잠을 자 보는 게 소원이 되었다. 


육아라는 것은 녹록지 않았다. 모든 것이 처음이었고 서툴렀다. 호르몬 때문인지 평소에 잘 울지 않는 내가 툭하면 눈물도 잘 흘렸다. 아파서 울기도 하고, 힘들어서 울기도 하고, 감동받아서 울기도 하고, 행복해서 울기도 했다. 감정이 너무 메마르다고 남편이 투덜거릴 정도로 쿨한 나였는데 출산 후 이런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자니 비로소 따뜻한 감수성을 가진 사람이 되어가는 기분이었다. 


샤인킴 YouTube [산후다이어트] 출산 일주일만에 9kg빠진 비법 https://youtu.be/Mrt9vl8uy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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