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길모퉁이를 돌면 강풍이 불어닥칠까
이 길모퉁이를 돌면 달려오는 자전거에 부딪힐까
이 길모퉁이를 돌면 낯선 두려움이 서 있을까
옷을 여며 나서지 못하고
고개를 내밀어 살피지 못하고
두려움의 무게에 걸음을 내려놓아 버립니다
단 한 걸음의 용기를 낸다면
존재하는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노을을 마주할 수도 있습니다
강풍을 만났던 우리도
상처 입기도 했던 우리도
아직 두려운 우리도
길모퉁이를 돌기 전에 숨을 고르며
또 다른 길모퉁이에 서서 숨을 고르고 있을 우리를 떠올립니다
그럴 수 있다면
서로를 떠올릴 수 있다면
길모퉁이를 돌아 용기를 낸 서로를 만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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