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이들은
우리와는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
단지, 악기를 빌려, 색을 빌려, 글자를 빌려 표현되는 것이 아니다.
왜 그 누구도 내게 알려주지 않은 것일까? 책은 글자를 읽는 게 아니라 종이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고, 그림은 눈앞에 보이는 것만을 보는 게 아니라 캔버스 뒷면에 존재하는 세계에 발을 내디뎌야만 볼 수 있고, 음악은 소리를 듣는 게 아니라 마음을 건드는 그것을 느껴야 한다고 : 그들이 이끄는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순간부터 알 수 있는 것이라고,
구름 타고 저 머나먼 우주를 지나야 하니까?
청명한 빛과 새파란 어둠을 지나야 하니까?
꿈꾸는 이들은 잔상을 남긴다.
그들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꿈의 파동은,
농축된 편린들은 우리를 영원히 쫓아다닐 것이다.
<꿈의 파동>
2022년 1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