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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별소녀 Feb 10. 2021

소프넛 아직 안 써 보셨어요?

무환자나무 열매인 소프넛으로 설거지와 빨래를 해요.

 내가 주부다 보니 제로 웨이스트를 추구하면서 주방에서 제일 먼저 변화를 가져오고 싶었다.

마침 펌프형 설거지 세제도 거의 다 써 갈 무렵이어서 이를 대체할만한 주방 세제를 찾고 있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알게 된 천연세제 소프넛. 솝베리(soapberry)라고도 불리는 소프넛은 무환자나무의 열매이다.


 한국에서는 이 열매를 먹으면 전염병을 예방하고 집 안에 우환이 없어진다고 해서 무환자 나무라고 불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히말라야가 원산지인 이 나무 열매는  고대부터 인도와 네팔  등지에서 우리나라의 잿물처럼 사용이 되었고  나무의 열매껍질에는 천연 계면활성제인 사포닌이 함유되어 있어 비누 대용으로 사용이 가능해서 비누 나무라고도 불린다.

무환자 나무

사포닌은 홍삼이나 인삼 들어있다고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은천연 계면활성제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궁금해서 사전적인 의미를 찾아보았다.



-계면활성제란? 

계면활성제는 이름 그대로 서로 다른 성질의 물질이 만나는 면(표면 또는 계면)에서 활성화된 물질이다. 예를 들어 물과 기름처럼 서로 섞이지 않은 경계면에서 활동할 수 있는 분자를 말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참조


좀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계면활성제의 원리를 설명해 주는 그림을 찾아보았다.


출처: 네이버 블로그 EM발효과학연구소


이 계면활성제는 천연 계면활성제와 합성 계면활성제로 나누어진다.
합성 계면활성제는 대부분 석유에서 추출되고 있다. 이러한 추출방식으로 저렴할 뿐만 아니라 강한 세정력, 뛰어난 발림성과 부드러움으로 우리의 일상생활 속 수많은 생활용품에서 사용이 되고 있다.

-소듐라우릴설페이트(SLS)

-소듐라우레스설페이트(SLES)

-암모늄라우릴설페이트(ALS)

-플로필렌글리콜(PEG)

-트리메틴올아민(TEA)

-벤젠설폰산나트륨(ABS) 등이 있다.


 천연 계면활성제는 자연 재료에서 추출한 계면활성제로 콩(대두), 계란 노른자 등에 들어있는 레시틴 성분과 인삼, 홍삼, 소프넛, 팥 등에 들어있는 사포닌 성분이 대표적이다.


 계면활성제에 대해 알아보니 이제는 안심하고 소프넛을 사용해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 상황만 아니면 제품의 내용물만 파는 알맹 상점에 유리 공병을 가져가서 소프넛을 사 오고 싶었지만 지금은 외출이 자유롭지 않기에 어쩔 수 없이 인터넷 사이트에서 주문을 했다.


 처음 소프넛이 포장된 비닐 지퍼백을 열었을 때 쿰쿰한 냄새가 나서 조금 당황했었다. '혹시 설거지나 세탁을 한 후에도 이 냄새가 식기나 세탁물에 남아 있으면 어떻게 하나?'살짝 걱정이 되었지만 바로 사용을 해 보기 위해서 소프넛 열매를 면 주머니에 넣어 끓여서 추출을 해 보았다.


 사실 천연 계면활성제가 들어있다고 해서 큰 기대를 안 했었는데  소프넛이 우러난 물로 막상 설거지를 해 보니 시중에 파는 주방세제 못지않게 거품도 매우 풍성하고 그릇에 묻은 기름 때도 뽀드득 소리가 날 정도로  깨끗하게 세척이 되어서 매우 놀라웠다. 설거지 후에도 식기에 냄새가 전혀 남아있지 않았다.

프레시버블의 소프넛과 주머니들
끓여서 추출중
소프넛으로 설거지 전(좌)/설거지 후(우)


소프넛으로 과일세척


 설거지를 한 김에 냉장고에 있는 귤도 꺼내서 소프넛으로 세척을 해 보았다. 사포닌 성분 때문인지 귤도 깨끗하게 잘 세척이 되어서 내 기분까지 뽀드득 상쾌했다.


소프넛 액상을 추출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이다.

소프넛 액상 추출 방법.
1. 끓여서 진하게 추출하기

1.5리터의 물에 소프넛 열매를 코튼백에 약 15~20개를 넣고 끓이다가 물이 끓기 시작하면 약불로 줄여서 약 30분에서 1시간 정도 우려낸다. 식혀서 냉장 보관하면 약 10일 정도 사용이 가능하다.
2. 침지 또는 흔들어 추출하기

유리병에 소프넛 열매와 미지근한 물을 넣어 흔들어 추출하는 방법이다. 추출된 액상을 그대로 쓰거나 물에 희석해서 사용할 수 있다.
사용 후에는 코튼백 입구를 열어두어 건조를 시키고 5~8회 정도 추가로 추출이 가능하다. 다 사용한 소프넛은 잘 건조해서 일반쓰레기로 버리거나 화분에 두어 퇴비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우리 집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아토피 피부염이 있기에 소프넛을 설거지 세제 이외에도 세탁할 때에도 넣어서 세탁을 해 보았다. 세탁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소프넛 열매 8~12개 정도를 세탁용 코튼백에 넣어준다.

2. 코튼백 입구를 단단히 묶은 후 세탁물과 함께 세탁조에 넣고 세탁을 시작한다.

(혹시 코튼백 입구가 풀릴까 봐 나는 집에 있는 빨래망 속에 넣어서 세탁을 한다.)

3. 세탁이 완료되면 코튼백 그대로 그늘에서 건조한 후, 다음 세탁에 5~8회 더 재사용할 수 있다.


 우리 집에서는 설거지와 아이들 옷 세탁 이외에도 야채, 과일을 씻을 때와 가습기 통을 세척할 때. 아이들이 욕조에서 거품목욕을 할 때에도 소프넛을 활용하고 있다.

굳이 끓여서 추출하지 않아도 소프넛을 유리병에 넣어 미지근한 물을 붓고 손으로 몇 번만 흔들어줘도 잘 추출되기에 요즘에는 주로 병에 넣어 흔들어서 바로바로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얼마 전에 프레시 버블 사이트에서 소프넛 가루가 처음으로 출시되어서 이제는 소프넛을 보다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기존에는 끓이거나 흔들어서 추출해야 해서 추출해 놓은 용액이 다 떨어지면 조금 번거로웠었는데  소프넛 가루는 추출 과정이 따로 필요 없으니 편리하고 좋을 것 같다. 나도 기존에 구입해둔 집에 있는 소프넛 열매를 다 사용하고 난 후에는 소프넛 가루도 한 번 구입을 해서  소프넛 열매와 장단점을 비교해 볼 생각이다.


 그리고 열매를 다 사용하고 나면 잘 말려서 집에 있는 화분의 흙 위에 얹어두면  좋은 퇴비가 된다고 한다.

사용 중에도 사용 후에도 쓰레기 하나 만들지 않는 소프넛.

요즘에는 이 소프넛 덕분에 아이들 옷에 남는 잔류 세탁세제 걱정도 없고 맨손으로 과일을 씻어도 설거지를 해도 손이 거칠어지지 않아 주방 일을 하는 시간이 고된 노동이 아니라 내 마음까지 상쾌하게 해주는 힐링의 시간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이 기분 좋은 일상을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누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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