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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별소녀 Feb 09. 2021

잘 썩는 고무장갑이 1등!

천연고무 100%로 만들어진 고무장갑으로 환경도 지키고 내 손도 보호해요

''마미손, 후시딘, 박카스의 공통점은? ''


바로 제품의 이름이 한 제품군을 대표하는 상표가 되었다는 것이다.

즉, 고무장갑하면 마미손. 상처 날 때 바르는 연고는 후시딘, 피로 해소 음료는 박카스.

우리 엄마세대들은 고무장갑을 떠올리면 "마~미손"하는 CM송과 더불어 아주 핑크 핑크 한 고무장갑이 부엌 싱크대에 매달려 있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곤 한다.


 몇 년 전에 Mnet의 "쇼 미더 머니" 프로그램에서 한 참가자가 마미손의 고무장갑을 떠올리게 하는 분홍색 비니를 얼굴에 가면처럼 쓰고 나와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사람들은 래퍼 매드 크라운이 마미손일 거라고 추측을 많이 했었지만 매드 크라운 측은 이를 부인했다. 하지만 마미손 회사는 매드 크라운 집에 마미손 고무장갑 600켤레를 보냈다고 한다. 마미손 참가자 덕분에 마미손 고무장갑의 매출이 증가했으니 마미손 고무장갑 회사는 감사를 표하고 싶었을 것이다. 아마도 젊은 층이 고무장갑을 떠올린다면 마미손 CM송보다는 쇼 미더 머니의 마미손 참가자가 더 자연스럽게 떠오를 것이다.


 나 또한 결혼 전에는 고무장갑을 낄 일이 부끄럽지만 많이 없었다.

가끔 주말에 쉴 때 한 두 번 정도만 엄마를 도와 설거지를 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 둘을 기르다 보니 내 손에는 매니큐어보다는 늘 고무장갑이 함께 였었고 주방용, 화장실용 두 켤레의 고무장갑은 내 오랜 친구처럼 8년째 내 곁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결혼을 하고 전업주부로 살다 보니 나에게도 반갑지 않은 "손 피부염"이라는 녀석이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왔다. 피부가 따갑고 거칠어지고 심하면 갈라지기까지...  매일같이 음식을 만들고 설거지를 하고 아이들을 씻기고 하다 보니 결혼식 때 신랑이 약속했던 다짐과는 반대로 내 손에는 물이 마를 날이 없었고 처녀 때처럼 핸드크림을 여유롭게 바를 시간도 거의 없으니 내 손은 코끼리 피부처럼 점점 더 거칠어 갔고 네일숍보다는 피부과 문턱이 닳도록 피부과를 다녔었다. 의사 선생님은 나에게 시간이 날 때마다 핸드크림을 발라서 보습을 해 줘야 한다고 하셨지만 병원에 다녀온 후에도 그게 마음처럼 쉽지는 않았다.

결혼 전에 살림이라고 따로 배운 적이 없으니 고무장갑은 손가락 부분에 구멍이 나면 버리는 건 줄 알고 열심히 떨어질 때까지 사용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우연히 한 TV 방송에서 고무장갑에 관한 실험을 하는 것을 보았는데 의외로 주방 수세미 < 고무장갑 겉면 < 하수구 < 고무장갑 안 쪽 순으로 세균이 많이 검출되었다. 정말 충격적이었다!!!

고무장갑 안 쪽이 싱크대 하수구보다도 세균이 많다니...


 그리고 한 달 정도 사용한 고무장갑 속의 세균이 8만 개 이상이며 기하급수적으로 세균이 번식한다는 사실을 접하고 엄청 놀랐다. 그때 생각했다. 그럼 내 양 손의 피부염이 알고 보면 고무장갑 속의 세균이 옮아가서 생겼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문뜩 들었다. 그래서 어머님들이 고무장갑을 사용하고 난 후에 안쪽을 뒤집어서 잘 말려두고 밀가루나 식초와 같은 천연 세제로 고무장갑 안 쪽을 살균. 소독해야 한다고 하셨구나... 예전에 그 얘기를 들었을 때에는 '바쁜데 그렇게 까지 고무장갑을 관리해야 하나?' 싶었는데...


 알아보니 고무장갑은 한 달에 한 번 교체해야 좋다고 하는데 우리 가정에서만 고무장갑을 매달 한 개씩 버리면 일 년이면 12개인데 너무 많은 쓰레기를 만드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설거지 비누나 천연 수세미처럼 좀 더 자연 친화적으로 만들어진 고무장갑이 인터넷 상에는 판매되고 있지 않을까? 혹시 천연 수세미처럼 삶아 쓸 수 있는 고무장갑은 없을까? 해서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 보았다.


 검색을 하다 보니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고무장갑들이 플라스틱 이외에도 여러 합성고무로 구성이 되어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나는 고무장갑은 당연히 천연고무 100%로 만들어진 줄 알았는데... 참 의외였다.


 그러다가 생분해되는 100% 천연고무장갑을 알게 되었다. 일명 "하얀손 고무장갑".

국내에 있는 고무장갑 연구소라는 회사에서 만드는 천연고무 100%로 만들어진 고무장갑에 관한 정보를 알게 되었다. 색상도 아이보리색부터 빨간색, 주황색, 노란색, 분홍색, 파란색, 회색에 이르기까지 마치 소비자가 좋아하는 색깔을 다 모아놓은 것처럼 매우 다양했다.

그리고 짧은 고무장갑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손목까지 오는 손목 라인 고무장갑과 팔꿈치까지 오는 팔목 라인 고무장갑도 있어서 선택의 폭이 넓었다. 무엇보다도 삶아 쓸 수 있어서 위생적이었고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는 생분해 고무장갑이라니 한 달에 한 개씩 버려도 죄의식이 들지 않아 좋았다. 그 회사의 품질관리부에서 테스트해본 결과 사용 후 약 1개월 전후로 분해과정이 이루어지며 그 이후에는 가루화가 진행이 된다고 한다.


 그리고 시중에 나와 있는 고무장갑들은 하나같이 개별 포장되어 비닐봉지에 담겨 있어서 매번 새 고무장갑을 살 때마다 비닐 쓰레기를 많이 만드는데 반해 고무장갑 연구소의 고무장갑들은 주문을 할 때 마치 잡지를 1년 정기 구독하듯이 고무장갑 1년 치, 12켤레를 한꺼번에 주문하고 플라스틱 프리 포장을 선택하면 택배 상자에 비닐포장 하나 없이 고무장갑 내용물만 담겨서 집으로 배송되니 비닐 쓰레기를 연간 12개나 줄일 수 있어서 매우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개당 판매가도 할인을 해서 1,390원이었고 12켤레를 시키고 배송료 3,500원을 포함해도 다해서 20,180원이니 한 켤레당 1,682원 꼴이어서 시중에 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고무장갑들과 비교해봐도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지 않았다.


고무장갑 연구소의 생분해 천연 고무장갑.

 가격도 저렴하고 생분해도 되는 고무장갑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개별포장 방식이 아닌 플라스틱 프리 포장 방식도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으니 특히 좋았다.

현재 나는 고무장갑을 일 년 치. 12개를 구입해 두고 한 달에 하나씩 교체해서 사용하고 있다.

예전과 다르게 고무장갑 안 쪽의 살균, 소독을 위해서 삶아서 사용을 하고 있다.


 친환경 살림을 하다 보면 집 근처의 마트와 대형마트에서는 내가 찾는 설거지 비누와 천연 수세미, 대나무 칫솔 등이 없다 보니 인터넷으로 내가 원하는 제품을 직접 알아보고 구입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하지만 마치 게임 속의 퀘스트를 하나하나 달성하는 것처럼 내가 딱 원하는 제품을 찾았을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그리고 예전에는 관심이 없었던 고무장갑이나 주방 세제 등을 보다 관심 있게 찾아보고 대체재를 찾고 있으니 조금은 번거로울 수도 있지만 어제보다는 조금 더 환경에 무해한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아 내가 느끼는 보람과 삶에 대한 만족도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집에 있는 손수건으로 감싼 친환경 살림 3종 선물세트

 다가오는 올해 설 명절에는 내 주변에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에게 친환경 살림 키트를 선물로 드리고 싶다. 설거지 비누, 천연 수세미, 생분해 고무장갑으로 이루어진 내가 구성한 3종 선물세트를 집에 있는 손수건으로 예쁘게 포장해서 지인분들께 드리면 친환경 살림 제품들을 소개할 수도 있고 그분들이 이 제품들을 기쁘게 사용해 주신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다.

앞으로 대형 마트에서도 명절에는 스팸이나 과일 선물세트 이외에도 친환경 살림 키트로 구성된 제품을 명절 선물로 선보이면 참 좋겠다.


*위에 언급된 고무장갑은 제가 직접 돈을 지불하고 사용해 본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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