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는 내가 어렸을 때부터 절약이 몸에 베인 분이셨다. 물도 늘 아껴 쓰셨고 사용 안 하는 전기 코드는 바로바로 뽑으셨고 전등은 아무도 없으면 바로바로 끄셨고 목욕한 물로 화장실 변기 물을 내리거나 화장실 청소를 하셨다. 내가 어렸을 때는 엄마의 그러한 행동이 참 이해가 안 갔다.
그러다가 어느 날 아파트에서 물탱크 청소로 반나절 정도 단수가 된다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단수가 되기 전에 엄마는 미리 부엌에도 화장실에도 물을 받아 두셨다.
처음에는 '무슨 물을 이렇게나 많이 받아두나?' 싶었는데 내가 머리를 감을 때 조금. 양치질을 할 때도 조금. 음식을 만들 때에도 조금. 모아 놓은 물을 사용하다 보니 어느새 받아놓은 물이 많이 줄어든 것이 확연히 눈에 띄었다. 그래서 그 날은 함부로 물을 펑펑 낭비해서 쓸 수가 없었다.
마치 신용카드로는 큰 금액의 물건도 쉽게 결제를 하지만 막상 현금으로 큰 금액의 물건을 살 때는 현금이 줄어드는 것이 눈에 보이니 망설여지는 경우와 비슷했었다. 그래서 전기와 난방비는 몰라도 어려서부터 물은 부족한 걸 경험해봐서인지 이상하리만큼 아껴 쓰는 습관이 생겼다.
세월이 흘러서 내가 결혼을 해서 막상 살림을 해보니 생각보다 전기, 수도, 가스요금이 매달 많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 나는 부끄럽지만 결혼 전에는 전기세가 누진세가 있는 것도 몰랐었다. 그리고 내가 사는 아파트가 지은 지 30년이 넘어서인지 보일러를 세게 틀지 않았는데도 겨울철이면 매달 난방비가 15만 원 가까이 나와서 아껴 쓸 수밖에 없었다. 친정엄마가 왜 그동안 아끼려고 애쓰셨는지 이해가 갔다. 그리고 아이를 키우면서 우리 아이가 내가 하는 행동을 본받는다고 생각하니 에너지를 아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인터넷에서 에너지를 절약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에코마일리지에 대해 알게 되어 가입을 했다.
서울시의 에코마일리지 제도
에코마일리지란 에코(eco, 친환경)와 마일리지(mileage, 쌓는다)의 합성어로 전기, 수도, 도시가스, 지역난방과 같은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면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제도이다. 서울에서는 에코마일리지라고 불리고 그 외 지역에서는 탄소포인트제라고 불린다.
전기(필수), 도시가스, 수도, 지역난방 가운데 두 종류 이상의 에너지 사용량을 6개월 주기로 집계하여 그 절감률에 따라 마일리지를 준다.
예를 들어 에너지 사용량을 5~10% 미만 절감 시 1만 마일리지, 10~15% 미만 절감 시 3만 마일리지, 15% 이상 절감 시 5만 마일리지가 쌓인다.
이렇게 적립된 에코마일리지는 공과금 납부를 비롯해서 티머니 충전, 현금 전환, 기부, 전통시장 온누리 상품권으로교환이 가능하다.
2014년도에 가입을 했었는데 처음에는 에코마일리지 인센티브를 받을 수가 없었다.
내가 남편과 이 아파트에 살기 전에 할머니 한 분이 살고 계셨는데 신혼부부인 우리는 아무리 아끼려고 애를 써도 할머니 혼자 사용하시던 에너지보다 절약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꾸준히 노력을 해서 드디어 2016년도 8월에 에코마일리지 인센티브 대상자로 선정되어 전통시장 온누리 상품권 5만 원권을 받게 되었다.
2017년도에도 모바일 문화상품권 3만 원권을 받아서 아이 동화책도 사주고 아주 유용하게 잘 썼었다. 에너지를 아꼈더니 아파트 관리비도 줄어들었고 보상으로 상품권을 8만 원어치나 받으니 그 후로도 신바람 나게 에너지를 아끼려고 노력을 했었다.
2017년도 11월에 둘째 아이가 태어나서 4인 가족이 되다 보니 예전에 3인 가족이었을 때보다는 에너지 사용량이 늘어나서 에너지 절감이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나름 수도, 전기, 난방비를 줄이려고 노력하다 보니 나만의 에너지 절약 노하우가 생겼다.
혹시나 예전의 나처럼 에너지 절약하는 법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이 계실까 싶어 나만의 에너지 절약 TIP을 공유해 보겠다.
-나만의 수도 절약 TIP
1. 작은 생수 페트병을 변기 물이 고이는 곳에 넣어두기.
변기 물을 한 번 내릴 때 12L의 물이 든다고 한다.
작은 생수 페트병 몇 개를 묶어서 변기 물이 모이는 곳에 넣어주면 변기레버를 내릴 때 적은 양의 물로도 해결이 가능하다.
2. 양치컵 사용하기
3. 빨래를 모아서 하기
빨래를 매일 돌리지 않고 2.3일에 한 번 정도 모아서 빨래를 돌리면 20~30%의 물이 절약이 된다고 한다.
4. 샤워시간 줄이기
샤워시간을 1분만 줄여도 12L의 물이 절약된다고 한다. 나는 머리가 중건성이어서 머리를 이틀에 한 번꼴로 감고 있다. 그래서 매일 간단하게만 샤워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5. 목욕한 물을 재사용하기
우리 아이들은 아토피가 있어서 병원에서 알려주신 대로 매일 저녁에 욕조에 물을 받아서 통목욕을 한다. 아이들이 이미 샤워를 하고 욕조에 들어가니 물이 깨끗한 편이어서 그 욕조 물을 활용해서 변기의 물을 내리거나 애벌빨래를 하거나 걸레를 빨거나 화장실 청소를 할 때 사용을 한다.
6. 설거지통 사용하기
설거지를 할 때도 설거지통에 물을 받아서 설거지를 하려고 노력하면 물을 아낄 수 있다.
7. 수도꼭지는 찬물 쪽으로 돌려둔다.
보일러업체에 따르면 수도꼭지 레버를 중간이나 온수 쪽으로 두면 보일러가 작동해서 가스 소모가 된다고 한다. 따라서 겨울이 아닐 때에는 수도를 사용하고 수도꼭지는 찬물 쪽으로 돌려두는 게 좋다. 하지만 겨울철에 한파가 있을 때에는 가운데나 온수 쪽으로 돌려두어야 동파를 막을 수 있다고 한다.
-나만의 전기절약 TIP
1. 사용하지 않는 가전제품 콘센트 바로 뽑기
TV 전원을 꺼도 대기전력이 흐르기 때문에 사용한 즉시 바로 콘센트를 뽑는다. 특히 셋톱박스는 전기밥솥만큼 전기를 많이 소모하기 때문에 사용을 하지 않을 때에는 바로 코드를 뽑는 게 좋다.
2. 에너지 효율등급 1등급 제품 구입하기
가전제품을 구입할 때에는 조금 비싸더라도 되도록이면 에너지 효율등급 1등급 제품을 구입하려고 노력한다.
3. 전자제품의 수 줄이기
집에 찾아보면 의외로 사용을 거의 안 하게 되는 전자제품이 있기 마련이다. 나도 신혼초에 선물로 받은 토스트기와 캡슐커피머신을 잘 사용을 안 하게 되어서 정리를 했었다.
4. LED 조명으로 교체
LED 조명으로 교체를 하면 초기 비용은 조금 많이 들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전기요금을 더 줄일 수 있다. 요즘에 시중에 나와있는 LED 조명은 설치방법도 자세히 나와있어서 설치하기가 비교적 편리하다.
5. 멀티탭이나 에너지 절전용 콘센트를 사용한다.
-나만의 난방비 절약 TIP
1. 겨울철에도 따뜻하게 입기
겨울철에도 집에서 반팔, 반바지를 입기보다는 내복이나 카디건, 긴 바지를 입어서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보온 효과가 있는 내복을 입으면 체감온도가 2~3도 정도 상승한다고 한다.
2. 외출 시 보일러 OFF보다는 '외출'로 설정하기
외출 시 보일러를 꺼두면 희망온도까지 열을 내는 데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해서 난방비가 더 많이 나온다고 한다. 나는 신혼 때 이걸 몰라서 외출 시에는 보일러를 끄곤 했더니 난방비 폭탄을 맞았었다. 그래서 외출 시에는 외출모드로 설정해서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도록 한다. 그리고 집에 있을 때에도 비교적 낮에는 되도록 보일러 온도를 높이지 않고 외출모드로 지내고 있다.
3. 문풍지 붙이고 뾱뾱이로 창문 막기
겨울이 오면 문풍지와 에어캡(뾱뾱이)을 창문에 붙여 외풍과 냉기를 차단하려고 노력한다.
4. 가습기 사용하기
실내의 습도를 유지해주면 실내의 열기가 더욱 오래 머문다고 한다. 그래서 가습기를 틀어서 실내의 습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신혼초에는 나도 살림 초보라 새어나가는 에너지를 절약하는 법에 대해서 어디서 배운 적도 없기에 직접 몸으로 부딪혀가며 실천해보고 하나하나씩 터득해 갔던 것 같다.
'이렇게 했더니 수도, 가스, 전기 요금이 줄었네. 어? 이번 달은 왜 이렇게 많이 나왔지? 어떻게 하면 에너지 요금을 아낄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해 봤던 것 같다.
그리고 약 1 년치의 전기, 수도, 가스 요금을 메모해서 다이어리에 매달 적어두니 1년 치의 전기, 수도, 가스 요금의 변화가 한눈에 들어와서 알아보기 편했다. 에너지를 절약하는 걸 꼭 돈을 아끼려고만 했다면 하기 싫어서 아마도 중도에 포기했을 것 같다. 하지만 에너지를 아끼려고 노력하는 게 나는 재미있었고 아낀 돈으로 아이에게 필요한 걸 사주거나 여행을 갈 때 보태 쓰는 등 아낀 돈을 다른 용도로 전환해서 쓰자 더욱 에너지를 아끼려는 동기부여가 되었던 것 같다.
지금은 아이들이 어른보다 먼저 사람이 없는 곳의 전등 스위치를 끄고 양치컵에 물을 받아서 양치질을 하는 등 에너지를 절약하려고 앞장서고 있다. 어느새 아이들이 자라서 이렇게 에너지 지킴이가 되었나 싶어 자랑스럽고 뿌듯하다.
에코마일리지에 가입을 해서 수도, 가스, 난방비를 절약하면 매월 나오는 관리비가 줄어들어 생활비도 절약할 수 있고 우리의 소중한 에너지도 아낄 수 있다. 그리고 적립된 에코마일리지로 관리비 납부, 세금납부, 온누리 상품권 교환 등이 가능하고 에너지를 절감하지 못했다고 해도 특별한 제약이나 페널티가 없으니 아직 가입을 안 하신 분이 계신다면 지금이라도 에코마일리지에 가입해서 우리 함께 에너지를 줄여보려고 노력해 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