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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별소녀 Feb 04. 2021

우유팩의 숨겨진 능력.

종이팩에 담긴 우유를 사 먹어요

 

종이팩 우유와 플라스틱 통에 담긴 우유

 생수를 사 먹는 대신 매일 아침 구수한 보리차를 끓이며 지낸 지 몇 개월이 흘렀다.

매주 일요일마다 분리 배출해야 하는 생수병도 이제는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생수를 사러 마트에 가거나 온라인으로 주문을 안 해도 되기에 신경 쓸 거리가 줄어들어 나름 편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매일 같이 마시던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있는 1.8L 우유가 새롭게 보였다.

손잡이가 있어서 들기도 편하고, 1.8L에 5000원 정도여서 값도 저렴하고, 4인 가족인 우리 가족이 마시기에 양도 넉넉하고, 예쁜 빨간색 뚜껑이 있어서 냉장고 속의 세균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생각해서 나름 고심해서 고른 우유였다. 나름 재활용을 열심히 한다고 플라스틱 우유병이 나올 때마다 안을 물로 깨끗이 씻고 비닐 라벨을 잘 제거하고 이 우유병을 잘라서 네모난 연필꽂이나 수납함을 만드는 등 버리기 전에 가정 내에서 재사용하려고 노력을 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플라스틱 통에 담겨 있는 우유를 보니 '생수처럼 플라스틱 통에 담겨 있으니 우유 속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많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분리배출을 할 때마다 플라스틱 통이 일주일에 몇 개씩 계속 발생하다 보니 마음이 불편해졌다.


 외국에서 발행된 어떤 제로 웨이스트 책의 저자는 집 주변에 있는 낙농가에 가서 우유를 직접 사 온다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나는 현재 서울에 살고 있어서 그건 불가능해 보였다.

그래서 '혹시 베지밀처럼 유리병에 담긴 우유가 있을까? '해서 동네 마트를 가 보았다.

우유 매대에 진열되어 있는 다양한 우유

 아쉽게유리병에 담겨있는 우유는 찾을 수 없었지만 플라스틱 통에 담긴 우유 이외에도 종이 우유팩에 담겨있는 우유는 브랜드도 다양하고 그 종류도 많아서 비교적 선택의 폭이 넓었다.

사실 내가 전업주부이다 보니 마트에서 장을 볼 때 늘 100g 당 단위 가격을 먼저 보게 된다.

비닐 띠와 비닐포장이 되어있는 우유.

  우유도 사실 1000ml 단독 상품보다는 900ml씩 두 팩이 묶여있는 제품이 행사상품이어서 더 값이 싸다. 하지만 900ml의 우유 두 팩이 비닐 띠로 묶여있거나 비닐 포장이 되어있어서 비록 100g 당 단위 가격은 1000ml보다는 싸지만 과대포장이 되어있어서 재활용 쓰레기를 많이 만들기에 내 선택지에서는 제외되었다. 그래서 나는 최종적으로 1000ml의 종이팩에 담겨있는 우유팩을 샀다.

 

  테트라 재질이라고 불리는 우유팩은 우유를 담는 용기이니만큼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한 좋은 재질의 펄프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그리고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보통 종이에 비해 단가가 2~3배 높은 고급 자원이라고 한다. 이러한 우유팩을 재활용하게 되면 재생 휴지 등을 만들어 쓸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우유갑 재활용 비율은 아직 30% 미만이어서 우리가 조금만 노력해서 우유갑을 100% 재활용한다면 연간 130만 그루의 나무를 되살릴 수 있고 이렇게 지켜진 산림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해서 지구의 온도 상승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팩에 담긴 우유를 사 먹기 시작했다.


우유를 다 마시고 나서 설거지할 때 안쪽을 물로 깨끗이 씻어서 가위로 잘라서 잘 말려서 모아두면 되니 크게 번거롭지도 않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유팩을 재활용하면 불필요하게 산림을 훼손할 필요도 없고 환경도 보호되기에 바로 실천하게 되었다.

이렇게 다 마신 우유팩은 휴지로 교환받거나 포인트로 적립도 될 수 있다고 한다.


 첫 번째는 사는 지역의 주민센터에 방문해 휴지로 교환을 받을 수 있다.

내가 사는 지역의 주민센터에 문의해보니 우유팩 1kg당 휴지 1개로 교환이 가능하다고 하셨다.


 두 번째는 한살림에서는 우유팩을 한살림 포인트로 적립이 가능하다.

한살림에서도 우유팩을 휴지로 교환해 준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가까운 한살림 매장에 문의해보니 예전에는 한살림 900ml 우유는 10개를 모아 오면 휴지 한 개, 타사 우유 1000ml는 우유팩을 15개 모아 오면 휴지 한 개로 교환이 가능했으나 지금은 정책이 조금 바뀌어서  우유 1000ml 한 개당 한살림 살림 포인트가 15포인트씩 적립이 가능하다고 한다.

예를 들어 내가 1000ml 우유팩을 15개 모아가면 225포인트가 적립이 가능하니 우유팩도 버리지 말고 잘 씻어서 말려 모아두었다가 한살림에 장 보러 갈 때 가져가면 한살림 포인트로 필요한 물품도 살 수 있고 환경도 보호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인 것 같다.


 세 번째는 오늘의 분리수거라는 앱 활용이다.

지역별로 설치되어있는 오늘의 분리수거함에 우유팩 1개를 넣으면  우유팩 크기에 관계없이 10포인트가 쌓인다.

예를 들어 약 10개의 우유팩을 오늘의 분리수거함에 넣으면 100포인트가 적립되어서 서울우유 200ml 한 개를 교환해서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이 어플의 오분 쇼핑에서 적립된 포인트로 우유, 커피, 사이다, 피자 등을 구입할 수 있다고 한다.

또 오분 기부에서 나무 심기나 아동복지시설에 피자 기부, 소외계층에 방한복 꾸러기 기부도 가능하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직접 오늘의 분리수거 앱을 핸드폰에 설치해 보았다.

하지만 내가 사는 지역은 서울시 도봉구인데 아쉽게도 수거함이 없었다.


현재는 서울은 성동구, 양천구, 중랑구, 코엑스, 강남구, 송파구 , 마곡지구. 경기도는 화성시, 광주시 광산구, 세종특별시, 인천 계양구, 부산시 금정구, 해운대구, 부산진구, 사하구, 강서구 , 울산시에 수거함이 설치되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앱 고객센터에 문의를 해 보았더니 현재는 지자체의 예산 부족으로 설치가 되어있지 않으나 많은 분들이 민원을 넣어주면 지자체 청소행정과에서 예산을 할당해서 설치가 될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


 이번 글을 쓰면서 우유팩 재활용에 대해서 알아보면서 느낀 점은 우유팩 1kg을 모아서 받는 휴지나 포인트 적립 등의 보상은 소비자의 번거로움에 비하면 비록 적을 수 있지만 환경을 위해서 종이 우유팩을 씻고 말려서 아이들과 함께 가서 휴지로 교환을 해 온다면 이보다 더 좋은 환경교육은 없을 것 같았다.

말로만 ''환경은 보호해야 돼''라고 하기보다는 엄마가 직접 몸소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아이들도 자라면서 앞으로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삶의 자세를 배울 것 같았다.


 비록 지금은 모은 우유팩이 8개밖에 되지 않아서 아직 시작은 미비하지만 나의 작은 실천이 모이면 나무 몇 그루라도 보호할 수 있고 내 글을 본 주변 사람들이 동참해준다면 이 또한 의미 있는 행동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명보다는 여러 사람이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 애쓴다면 나무 한 그루를 지키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숲 하나를 지키는 위대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고 꼭 그런 날이 다가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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