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아이& 빠른 아이
느린 아이와 빠른 아이는 정반대인 것 같지만 자세히 관찰하면 서로 비슷할 수 있다. 토끼와 거북이를 볼 때 누가 우승지라고 볼 수 있을까? 빠르기는 거북이보다 토끼가 훨씬 뛰어나다. 그런데 우리 동화 속에는 거북이가 우승했다. 이 우화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
나는 두 아들을 키웠다. 그리고 유치원에서 자원봉사를 하면서 여러 해 동안 유치원 아이들을 관찰한다. 아들 둘과 유치원 아이들을 보면서 토끼와 거북이와 같은 아이들을 만난다. <속도의 배신>에서는 심장박동이 속도를 빠르게 하거나 느리게 한다고 했다. 그리고 심장박동이 빠르고 느린 것을 잘 조절을 하는 아이가 정서적으로 사회적으로 승자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우리 모두에게는 동전의 양면 같은 성격이 공존한다. 어떤 때는 성격이 급할 수 있고 어떨 때는 느린 성격의 소유자가 될 수도 있다. 아버지는 성격이 유하고 느린 반면에 울 엄마는 엄청 빨랐다. 어렸을 적에는 내가 빨리 행동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빠른 성격이 아니었다. 하지만 일을 할 때는 칭찬받고 싶어서 빨리 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결혼해서 보니 내 생각에는 빠르다고 생각하는데 시댁에서는 나보고 느리다고 했다.
남편과 시어머니랑 걸을 때 나는 종종 뛰어가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어디를 갈 때 내가 빠르다. 시어머니는 노새하고 남편과 산책할 때 빼고는 내가 빨라졌다. 왜 이렇게 됐을까? 천천히 하던 내가 어느새 그 천천함을 지루하게 느끼고 성큼성큼 걸어가는 나를 바라본다.
학생 때 친구들이 나를 많이 기다려 줬다. 친구들은 뚝딱 정리를 하고 교실 밖을 나가는데 나는 그때야 하나씩 집어넣고 겨우 가방을 정리하고 뛰어 나오기 바빴다. 이런 사람을 일머리가 없다고, 생각이 없다고 했다. 그렇게 나는 느린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땅 하면 달려갈 것만 같은 아줌마가 되었다. 아줌마가 되어보니 미리미리 생각하고 그다음 무엇을 할 건지 생각해야 했다. 이제야 그런 일머리가 생기고 있으니 나는 느린 편이다.
하지만 환경이 빨리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되자 나도 모르게 걸음이 빨라졌다. 사람들은 빠른 토끼와 거북이 중 어떤 것을 선호할까? 거북이는 답답할 뿐이라고 생각하며 빠른 토끼를 더 좋아할 것이다. 하지만 동화 속에서도 거북이가 결국에는 이긴다.
아이들에게 마시멜론을 주면서 15분을 참으면 마시멜론을 두 개를 준다는 연구 결과는 많은 사람이 알고 있다. 이 실험에서 우리는 속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답답한 걸음을 걷는 거북이가 빠른 토끼를 이기는 이야기도 속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요즘 아이들은 ADHD 성향이 많이 나타난다고 한다. 나도 성격이 급해서 가끔 ADHD? 하고 생각할 때가 있다. 옛날에는 그러한 단어조차 올랐기에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살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단어를 알고 있기에 그러한 성격을 유심히 관찰하고 어떻게 하면 잘 조절해 줄지 관심이 생긴다. 빠른 성격도 나쁜 것이 아니고 느린 성격도 나쁜 것은 아니다. 이 둘의 조화가 적절해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유치원에서 반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말할 때 늘 천천히 감정을 싣지 않고 말한다. 나와 요즘 아이들은 천천히 말하는 선생님처럼 느림이 필요한 것 같다. 아이가 영유아기처럼 어릴 때는 민감하게 반응을 해야 한다. 하지만 영유아기를 지나면 천천히 대응하는 아이가 주도적인 아이가 된다는 말이 생각난다.
성급했던 엄마는 아이가 실패를 할까 봐 미리미리 말했던 시간들을 반성하고 있다. 느린 엄마는 이제라도 느림의 미학을 배워야겠다. 그래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빠를 때는 응원을, 늘릴 때는 유한 눈빛으로 위로를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