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려한 몸씀으로
어떤 동작이 수행될 때, 신체의 한 특정 부위가 현저하게 눈에 포착된다. 그 특정 부위만 움직이고 활동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마치 그 특정 부위를 제외한 다른 신체부위들은 개입되지 않고 분리되어서 없는 듯, 죽은 듯, 활동하고 있지 않는 듯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 그 특정 부위는 주변의 다른 신체부위와의 부단한 연결과 협응 속에서 등장하는 것이다. 단독과 단절, 분리에서 등장하지 않는다.
간단한 예로, 팔의 궤적이나 움직임이 표면적으로는 팔 자체에서 만들어지는 것 같지만, 본질적으로는 몸통과 등과의 연결속에서 비로소 완수된다. 팔 자체를 이리저리 움직여보지만 뭔지 모를 궁색함과 부자연스러움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를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춤추는 몸의 궁극적인 지향성이 바로 이 유기적인 연결성이 아닐까 생각한다. 온 몸의 신경망이 긴밀하고 섬세하게 연결되는 것. 그래서 궁극적으로 조화롭고 자연스러우면서도 유려한 몸씀이 이루어지는 상태에 다다르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