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우리 료칸에 다시 오는 이유

‘왜 또 오지’

by 지혜


일본 료칸에서 일하는 즐거움은

다양-한 국적의 손님을 만난다는 것

다야-앙한 유형의 손님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외국손님만 보았을 때

일본과 가까운 한국, 중국, 홍콩 손님들은 물론

미국 유럽도 많다.

가장 많은 중국손님

다음으론 한국 그리고 영어권이다.


처음 입사했을 당시에는 외국 손님은 10% 정도였는데

엔저 현상으로 외국 관광객들이 폭발했다.


금, 토, 일은

평일인 월요일~목요일보다 숙박료가 비싸다.

이 중에서도 토요일이 가장 비싸다.


그래서 외국 관광객들은 보통 월-목요일 중에 예약한다.

료칸은 룸이 아닌 1인으로 금액이 책정되는데,

평균 1인 숙박료가 약 30만 원이다.

(프라이빗 온천과 조식/석식 포함)

‘료칸’ 하면 요리와 온천이다.


지역과 료칸에 따라, 객실 유형과 식사 유/무에 따라 금액은 상이하다.

우리는 국내에서 비싼 지역으로 유명하기도 하고 주변 료칸보다 비싼 편이다.




3년 차가 되면서는 평일에 100% 외국인인 날도 많았기에, 여기가 일본이 아닌 것만 같다.

그런 날은 일본어보다 영어를 더 많이 쓰면서 일한다.

평일 동안 외국 손님들이 많다가 토요일이 되면 대부분이 일본인 100% 예약이다.

료칸 내의 분위기도 100% 다르다.

외국 손님이 많으면 프런트와 로비 1층이 번잡하다.

프런트에서 질문도 많고 관광정보도 많고 호기심도 많기 때문이다.


금요일이 되면 외국인과 내국인의 밸런스가 맞다가 토요일 밤은 고요하다고 느껴질 정도이다.&



외국인이 많아지고 할 일도 배로 많아지면서

일본인들이 많은 토요일에는

나의 쉬는 날이 되었다.

조금 더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토요일 근무도 좋긴 하지만

서비스직인데 제일 바쁜 주말에 쉴 수 있다는 기쁨이 더 컸다.





료칸에 묵게 된다면 일정을 여행의 마지막에 넣는 것이 가장 좋다.

료칸의 호화로운 저녁 만찬과 뜨거운 온천욕으로 피로를 풀고 마무리하면

더욱더 완벽한 여행이 될 것이다.


우리 료칸은 한국 손님에게도 굉장히 인기가 많은 편이다.

더 자랑하고 싶은 건


한번 묵었던 손님들이 다음번 여행에는 다른 료칸에 갈 법한데

또 오고, 또또 온다는 것이다.

이것은 비단 한국인뿐만이 아니다.

다시 오시는 분들은 우리에게 줄 선물을 준비해 온다.

감사한 손님들에 대한 추억은 다음 기회에 꺼내보기로 한다.





한국 손님의 유형은

가족단위가 많다. 자녀들이 부모님에게 효도하는 케이스이다.

점점 한국 손님들이 늘어나면서 커플 손님들도 굉장히 많아졌고

동성 친구와 오거나 형제끼리 오는 경우도 있다.


20대 초반의 손님 경우에는 여행 예산계획을 잘 세워서 온다. 료칸에 오기 위해 다른 일정의 예산을 타이트하게 잡고 마지막 날의 료칸 숙박비를 준비한다.



기억에 남은 손님 유형은


군대 제대를 하고 동기 6명이 일본 여행 중에 료칸에 온 것이다. 객실 안에서 설명을 하는데 방 1개를 잡고 가운데 테이블 주변으로 빽빽하게 각 잡고 있는 남성 6인.

헉. 소리가 밖으로 나올 뻔했다.

군기가 아직 남아 있어서 집중하는 태도는 최고다.

동생들처럼 너무 귀여우다.



그리고 미국계 한국인 3남매.

누나 2명은 한국말을 했는데 동생은 한국말을 못 한단다.

일하면서 민망한 순간 중 하나는

영어 잘하는 한국 사람 앞에서 영어로 안내를 해야 할 때다.


국제커플로 한쪽만 한국 사람인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짬밥이 늘어갈수록, 알아간다.

유창하게 구사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손님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고 원하는 것을 캐치해서 서비스하는 마음

이게 가장 필요한 료칸의 일이라는 것을 시간이 지나며 깨닫는다. 조금 여유가 생겼나 보다.



우리는

단순히 통역가가 아니다.

마음을 쓰는 일이다.



이렇게 그 마음을 알아준 분들은

또 찾아와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다시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카에리나사이마세. (잘 다녀오셨어요. 어서 오세요.)"


"Welcome back."




이분들이 다시 찾아오는 것은


프런트의 응대 때문만이 아니며

청소부의 청결함

황제로 만들어 주는 이불 서비스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시설부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레스토랑 직원들

정갈하고 아름다운 요리를 만드는 주방팀

료칸의 첫 대문 역할인 예약부

모든 것을 아우르는 관리부

등등등



이 하모니가 이루어졌을 때, 그들은 또 오고 싶은 료칸으로 찜콩하는 것이겠지.

이름을 불러주는 손님들이 생기면서 오만해 지려 할 때면

다시금 이 사실들을 상기시키며 감사함을 갖는다.



아오이 유우가 료칸 주인으로 나오는 드라마 ‘오센’



(해외 예약 담당 겸)프런트직인 나는

료칸의 얼굴로서 직원들을 대표해 손님들께 감사함을 표한다.



그리고 ‘일하는 기쁨’을 주는 동료들에게도 참 감사한 마음이다.




keyword
이전 20화20 미운 동료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