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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를 기념하자

설렘의 시작

by 지혜



"너의 20대는 실패야."

28살에 첫 꿈을 접고 난 후,

아빠의 이 한마디는 오랫동안 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리고 일본에서 일을 시작했을 때, 일본 친구가 던진 질문은

나를 더욱 예민하게 만들었다.

"오늘은 실패 안 했어?"



그 질문으로 실패라는 단어를 조금은 가볍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확실히 안다.

많은 실패를 겪어야만 지혜를 얻고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물건 정리를 할 때마다, 다양한 실패의 흔적이 보인다.

유튜브를 시작하려고 마음 먹을 때마다 산 삼각대 5개,

자신이 싫어한다고 생각했던 블라우스들이 여러벌,

영어 공부한다고 사뒀던 수십권의 책들.

이제는 실패의 증거로 남아있다.



이 물건들을 정리하면서 우리는 지나온 시간 속 작은 실패들을 인정하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다시 같은 물건들로 공간을 채우게 될 것이다.



실패를 인정하고 배우는 것만이 더 나은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삶 속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걸러내고,

진짜 설렘을 찾아갈 수 있다.



그러니 실패를 기념하자.

실패가 새로운 설렘의 시작임을 기억하며,

또 다른 가능성에 우리 자신을 열어보자.



삶은 완벽함이 아니라,

모든 실패 속에서 발견한 설렘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다.



괜찮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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