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에필로그
기분이 우울하다면 운동을 하고,
정신이 산만하다면 명상을 하고,
세상을 알아가려면 독서를 하고,
나를 알아가려면 글쓰기를 하라. 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낼모레면 60입니다.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삶을 설계하려면 나를 알아야겠기에 글쓰기에 도전했습니다.
글을 쓰고 싶어서 글쓰기에 관한 책을 읽어보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이 쓴 글들을 정독하기도 했습니다.
항상 답은
'나는 안 되겠어. 지식이 부족해.'
'저렇게 화려한 문구를 난 쓸 줄 몰라.'
'어떻게 저렇게 은유적인 표현을 쓸 수 있을까? 난 감정이 메말라서 안 되는데...'
'와! 대단하다. 깊이 있는 통찰력.....! 난 매사에 너무 단순해서 깊이 있는 글을 못 써.'
도무지 자신감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야드에 일감이 현저히 줄어들면서 시간이 많이 생겼고 갑자기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게 되었습니다.
'글이 꼭 지적인 문장으로 가득하고 철학적인 깊이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야'
'내 생각을, 내 일상을 그냥 글로 써 보는 거야.'
'조선소 이야기는 내가 제일 잘 쓸 수 있어.'
가볍게 생각하고 글을 쓰니 술술 잘 써졌습니다. 이야깃거리도 가득했습니다.
이제 교육도 끝났고 야드에 일하러 가야 합니다.
글을 쓰면서 알게 된 것은 글쓰기도 노동 못지않게 힘들다는 것입니다. 시원하고 깨끗한 공기를 마시면서 컴퓨터 앞에 앉아 자판만 두드리는 일인데도 지치고 기운이 빠집니다. 그래서 '슬기로운 조선소 생활'과 '지극히 사적인 다큐'를 이것으로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야드에서 활기차고 즐겁게 일하려면 체력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저의 글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제 글을 읽어주는 누군가가 있다고 생각하니 힘이 나고 기뻤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이제 휴일마다 웹 소설을 구상해 놓았다가 정년퇴직 후에는 많은 구독자들이 기다리는 웹소설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그때 또 찾아뵙겠습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