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늙어지면 못 노나니...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었을 노래의 가사이다.
맞다... 늙어지면 못 논다... 서양에서도 똑같다.
동양 노인들에 비하여 홀로 지내 온 기간이 길어서 인지 비교적 독립적인 듯한 서양 노인들도 나이가 들면 놀기 힘들고 할 수 없는 일이 많이 생긴다.
" 이 편지 내용이 뭐야?"
" 응 네가 은행에 정기 예금해 놓은 것 기간이 만기 되었다고 알려 주는 거네..."
이곳에서 가장 집 값이 비싼 동네에서 살고 있으며 부부가 의사였던 T 네 편지 내용을 설명해 주다 보면 은행과 각 종 투자 회사들에 보통 집 몇 채에 해당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음에 놀랠 때가 종종 있다. 그러나 그들은 부부가 치매로 돈에 대한 개념이 없다. 아니 돈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그리고 아들들이 캐나다에 살고 있는 관계로 10여 년이 넘게 쇼핑을 하지 못 해 옷들은 다 사이즈가 작고 천이 낡아서 찢어져 있고 양말은 구멍이 났거나 짝이 맞는 게 하 나도 없다. 젊었을 때 신었을 값비싼 신발들도 굽이 잘라지고 가죽이 벗겨졌다.
오죽함 내가 여기저기서 옷이나 양말과 신발을 얻거나 새로이 사서 가져다준다.
"난 너무 억울해... 난 젊었을 때 일만 했어.. 근데 왜 나만?"
"그래..."
K네는 부부가 모두 150 년쯤 전에 유고슬라비아 쪽에서 뉴질랜드로 이민 온 사람들의 후손이다. 이들은 주로 뉴질랜드 북 섬에 정착하여 농장을 일구고 살았었는데 이들의 문화를 Dalmatians라 일컫는다. k 네는 부모 시대로부터 땅을 일구고 성공하여 오클랜드로 와서 정착했단다. 그들의 손을 봄 존경심마저 들 정도로 투박하고 거칠다. 농장일로 돈을 벌어 이들은 오클랜드 바닷가 앞에 커다란 집도 사고 작은 배도 샀다. 그런데 부인이 어느 날 정원에서 일을 하다가 알 수 없는 바이러스에 전염이 되어 모든 근육이 점점 기능을 잃어가게 되었다. 뉴질랜드 전체에 600여 명 밖에 없는 휘귀병으로 치료방법이 없어 그저 모든 근육이 힘이 빠져 결국에는 못쓰게 되는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것이다. 농장일을 그만두고 둘이서 배 타고 놀러 다니려고 했던 계획은 고개도 들지 못하고 음식조차 제대로 삼키지 못하게 된 부인 덕에 완전히 엉망이 되었다. 서로 너무나 사랑했었던 부부는 부인의 한숨과 원망스러운 투정 때문에 보트 여행은커녕 남편까지도 심리 치료를 받아야 했다.
"나 오늘 카지노 가는 날이다..."
"굿 럭!!!"
매주 목요일이면 스코틀랜드 출신의 o는 카지노를 간다.. 눈이 잘 보이지 않는 그녀는 버스를 두 번이나 갈아타고 시내에 있는 카지노에 가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있다가 택시를 타고 돌아온다. 그 오랜 시간 그녀는 게임보다는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하고 친구를 찾는다. 카지노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음료를 마시고 저렴한 식사를 하고 무료 공연을 본다. 또 카지노를 오랜 기간 정기적으로 다녔던 그녀는 주로 무료 게임 바우처를 받아 게임을 하는데 가끔은 돈도 따고 가끔은 돈을 잃기도 하지만 2~30 불을 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하루 종일 집에 있으면 노인이라고 아무도 상대해주지 않지만 카지노에 가면 누구나 친구가 되고 나이와 상관없이 행운을 빌어주고 실내라서 안전하고 우기인 겨울에도 비 맞을 염려도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88세인 그녀는 50대랑 60대의 카지노 친구들도 많다. 가끔은 그 친구들이 다른 도시에 있는 카지노로 나들이 겸 놀러 갔다 온다는데 그녀는 힘이 들어 그 모임엔 조인하지 못한다고투덜 되기도 한다.
원래 그녀는 친구랑 같이 카지노에 다녔었는데 그녀의 친구가 다리가 불편해지면서 부터 혼자 다니게 되었단다.
" 넌 아직 젊으니까 놀기도 해... 나이가 드니 아무도 반가워하지 않네... 내가 돈이 있어도 소용없어.. 그러니까 제발 놀아.."
"맞아.... 우리에겐 이런 노래도 있어...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늙어지면 못 노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