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드레 보느리가 들려주는 로마네스크 예술 이야기 48화
비옥한 섬이자 지중해 상업활동의 본거지였던 시칠리아는 6세기 비잔틴 제국에 점령되기 이전부터 이미 고대 로마인들, 반달족, 서고트족들에게 차례차례 정복당한 경험을 갖고 있었습니다.
7세기에 접어들어 이슬람 세력의 침공으로 큰 참화를 당한 시칠리아는 9세기까지 그들의 지배하에 점진적인 발전을 이루었죠.
11세기말에 섬을 뿌리 채 뒤흔든 이들은 노르망디 인들이었습니다. 노르망디인들은 시칠리아 섬에 왕국을 건설하고 1194년까지 라틴, 그리스, 아랍의 전통과 풍습을 유지하면서 서로 나란히 공존하는 방식을 채택합니다.
12세기 내내 노르망디 태생의 시칠리아인이었던 왕자들은 교회와 궁전 모두를 가릴 것 없이 화려한 모자이크로 채우고자 야심 찬 건축 프로그램을 기획하였죠. 그리고 그러한 계획을 비잔틴 예술가들이 실천에 옮깁니다.
국왕 로제르 2세는 시칠리아의 첫 번째 왕으로서 로로스의 옷을 입고 장신구가 달린 관을 쓰고 있습니다. 비잔틴 군주의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