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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래된 타자기 Jan 04. 2022

프로방스

앙드레 보느리가 들려주는 로마네스크 예술 이야기 59화


프랑스의 프로방스 지방은 롬바르디아 초기 로마네스크 예술을 받아들이기를 주저했지만, 활짝 개화한 중기 로마네스크 예술만큼은 기꺼이 받아들였습니다. 아흘르의 생 트로핌 대성당이나 몽마주흐 수도원이 대표적인 건축물들입니다.


지금은 폐허로 변한 몽마주흐(Montmajour) 수도원과 아흘르(Arles) 생 트로핌 대성당 모습.


프로방스 역시 고대 로마 건축의 시험장이었습니다. 이러한 흔적들이 생트로핌 성당의 정문이나 몽마주흐 수도원 후진에서 역력히 드러나 보입니다. 이러한 영향력은 또한 12세기의 랑그도크의 교회 건축물들에게서도 발견됩니다.


몽마주흐 수도원 후진과 아흘르 생 트로핌 성당 입구.


단 하나로 된 회중석의 크기가 엄청날 뿐만 아니라, 상당한 넓이를 자랑한다는 점에서 고대 건축물과의 영향관계를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아그드(Agde)나 마그론느(Maguelone) 대성당이 그러하며 꼰느 미네르부아(Caunes-Minervois) 수도원 교회와 생 퐁 드 또미에흐(Saint Pont de Thomière) 대성당 그리고 생 파풀(Saint Papoul) 수도원 교회가 이에 해당합니다.


왼쪽부터 차례대로 <아그드 대성당>, <마그론느 대성당>, <꼰느 미네르부아 수도원 교회>, <생 퐁 드 또미에흐 대성당>, <생 파풀 수도원 교회>.


교회 건축물들은 로마 제국시대의 거대한 건축물에 해당하는 올래(aulae)가 남긴 유산들입니다. 베지에의 성 야고보 성당과 알레의 성모 마리아 수도원 성당의 후진들은 한결 같이 배종 라 로맨느의 생깡탱 성당과 흡사하죠.


왼쪽부터 알레(Alet)의 <성모 마리아 수도원 성당>, 베지에(Béziers)의 <성 야고보 성당>, 배종 라 로맨느(Vaison-la-Romaine)의 <생깡탱 성당>.


로마 제국 시대의 건축물을 연상케 하는 이들 교회 건축물들은 서로 혼동될 정도로 유사하며, 오랫동안 그렇게 인식되어왔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곳을 더 언급하면 생질 성당인데, 성당의 정면 부분은 로마 시대 때의 개선문 건축 스타일과는 전혀 관계가 없으며, 오히려 프랑스 남부지방에서 아름답게 개화한 시토회 건축 스타일과 관련성이 깊습니다. 또로네와 세낭끄, 실바꺈느, 발마뉴 그리고 홍후롸드의 수도원 교회들이 이에 해당합니다.


프랑스 갸르(Gard)에 들어선 생질(Saint-Gilles) 교회.
상단 왼쪽부터 또로네(Thoronet), 홍후롸드(Fontfroide), 실바꺈느(Sylvacane), 세낭끄(Sénanque), 발마뉴(valmagne) 수도원 교회.




이탈리아 북부에서 프랑스 프로방스 지방을 거쳐 스페인 카탈루냐에 이르는 지역의 문화유산을 답사한다는 건 결국 로마네스크 예술과 마주하는 일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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