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드레 보느리가 들려주는 로마네스크 예술 이야기 71화
[대문 사진] 생 기엠 르 데제흐 수도원 안뜰
프랑스 툴루즈 지역에 위치한 무와싹 수도원은 1090년에 공사가 시작되어 1100년에 앙끼틸(Ansquitil) 수도원이란 이름으로 완공되었습니다. 무와싹 수도원 경내는 널찍한 사변형으로 설계되었는데 정원 둘레로 동서남북 네 방향으로 네 개의 회랑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채광을 위해 설치한 참으로 우아한 아치들은 꺾인 반원형 아치 형태입니다. 대리석으로 제작한 가느다랗고 둥근기둥들이 아치들을 떠받치고 있습니다.
기둥들은 한 번은 오직 하나의 기둥만으로, 다음 차례엔 두 개의 기둥이 한 쌍을 이룬 형태로 번갈아 세워져 있습니다. 기둥과 아치를 연결해 주는 원기둥의 머리 판들과 기둥머리들에는 작은 끌로 정치하게 조각한 장식들이 수놓아져 있습니다. 벽돌로 쌓아 올린 사각형 버팀 기둥들은 둥근 가느다란 기둥들과는 달리 각이 져있으며, 각각의 회랑 중간에 세워져 있는 관계로 기둥들에 의해 일렬로 이어진 아치들의 리듬을 깨고 있죠.
벽돌로 쌓아 올린 버팀 기둥들은 대리석 조각판으로 덮여있죠. 둥근기둥의 기둥머리들은 구약과 신약에서 취한 장면들을 새긴 조각 장식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조각 장식들은 대개가 열두 사도들과 성인들의 삶을 새긴 것들입니다. 참고로 무와싹 수도원을 대표하는 수호성인은 성 베드로와 툴루즈 최초의 주교였던 성 사튀흐냉(Saint Saturnin)입니다.
몇몇 기둥머리들과 원기둥 머리 판들에는 식물에서 취한 모티프나 동양의 풍속에 등장하는 환상적인 동물들을 새겨놓았습니다. 버팀 기둥들의 대리석 머리 판에는 커다란 크기로 사도의 얼굴을 표현해 놓았거나 아니면 무와싹 최초의 클뤼니 수도원장이었던 뒤랑 드 브르동(1047-1071)을 묘사해 놓았죠.
얼마 후에 툴루즈의 도라드 수도원 교회 안의 경내에 세워진 기둥들에는 예수의 수난을 상징하는 조각장식 둘레로 이와 관련한 성서적 삽화 장면들이 새겨진 기둥머리들이 등장했습니다.
연속적 장면으로 이어지는 서사적 구조를 띤 이러한 조각 장식 유형은 산쿠가 델 발레스(Sant Cugat del Vallès) 수도원이나 제로나(Gérona) 대성당의 카탈루냐 풍의 수도원 경내에서 되풀이됩니다.
기둥머리 조각 장식은 12세기 중반 이후에 제작된 것으로써 그리스도의 수난을 예시한 경우처럼 욥의 일화를 재해석한 것입니다.
이와는 반대로 쿠사의 성 미카엘 수도원 경내 기둥머리 장식은 오로지 장식적 모티프들로만 채워졌는데, 동방교회에서 제작한 수사본에 영향을 받은 이파리 장식이나 괴물 형상을 한 짐승들이 주류를 차지합니다. 클레르보의 수도원장이었던 베르나르도(1153년 영면)는 이러한 부류의 유치한 경박함에 비난을 퍼붓기도 했습니다.
다시 무와싹의 버팀 기둥으로 돌아가면, 기둥머리 장식은 오로지 인물 형상으로만 채워졌죠. 이러한 경향은 아흘르(Arles)나 실로스(Silos)로 전이되는데 버팀 기둥머리 장식은 성서에서 취해진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한 폭넓은 삽화적 구성을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