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상태
나는 조현병이 아니다. 나보다 똑똑한 의사 선생님이 진단 내린 병명은 조현병이지만 나는 조현병이 아닌 거 같다.
나는 공장을 다닐 때 마음소리 심리상담사가 내게 정신병이 있다고 해서 퇴사를 하게 되었다. 그렇게 고향에 내려왔을 때도 병원을 다녔다. 하지만 정확한 병명이 없었다. 한데 이사를 하고 간호조무사 학원에서 쫓겨난 뒤 다닌 동네병원에서 병명이 생긴 거 같다. 나는 환청이 들렸고 귀접이 있었다.
학원을 그만두고 집에서 하루 종일 처박혀 있으니 어디론가 가고 싶었다. 그게 아마 사회에 속하고 싶었던 내 마음이 반영된 거 같다. 나에게 조현병이라는 병명을 준 병원에서 정신 장애인들만 모여서 활동하는 곳을 소개해줬다. 나는 두 번 생각할 필요 없이 당장 그곳을 향했다. 그래도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니까 가보자 했다. 그곳은 내가 사는 곳의 같은 구에 있어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하지만 난 2달을 못 다니고 관뒀다.
공장, 간호조무사학원에서 나오고 사회에서 완전히 밀려난 거 같다. 내가 잘못한 일들이 겹쳐져서 이런 결과가 된 거겠지. 내가 그 시간들을 잘 못 지낸 거도 있지만 나는 부여잡을 게 아무것도 없는 거 같다. 감정을 제어할 줄도 모른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기간에 누워만 있었다. 동생 따라서. 그래서 난 내가 너무 한심하다. 밖에 나가 걷거나 바람을 쐬며 스스로 스트레스를 해소해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다. 환청이나 귀접에 빠져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보냈다. 나 자신도 나를 놓아버려서 그렇게 되었었다.
조현병이라는 병명에 낙인이 생겨버린 거 같다. 누구 탓을 해야 할까? 다 내 탓이지 싶다. 솔직히 그 환청이라는 것도 생각해 보니 아마 고3일 때 처음 겪은 거 같다.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하니 그렇다. 그때는 내가 공장을 들어가기도 전의 일이다. 그러니 순전히 내 탓이지. 근데 나는 정말 정신병일까? 한동안 정신병약을 먹기도 했지만 다른 병이라면 모를까 조현병은 아닌 거 같다. 약을 몇 년 먹어도 환청은 낫지 않더라 그리고 귀접은 또 어떻게 설명할 건가 귀접도 나의 성욕이 불러낸 망상일까?
정말 이상해 보이지만 난 그 환청에 대고 욕을 하고 화를 낸 적이 있다. 요즘은 환청이 잘 안 들린다. 그것만으로 다행이지만 난 잘못된 약을 먹어온 거 같다. 다 망쳐지고 나니 환청도 귀접도 덜해진 거 같아 조금 억울하다. 나는 환청과 귀접으로 엉망이 되었지만 공장일을 해서 번 돈으로 아버지와 보태서 집을 샀다. 그리고 그 집에서 가족들과 잘 살고 있다. 나의 이런 얘기를 가족들은 들어준다. 그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싶다.
다른사람들은 다 잘 살고 있는 거 같은데 나만 이런 일을 겪는 거 같다. 어디서 나는 소린지 알 수 없는 것이 환청이고 누가 하는 것인지 모르는 것이 귀접이다. 거 그냥 무시하고 살면 되지 그걸로 삶이 얼마나 망가진다고 그러냐하는 사람도 있을 거 같다. 근데 나는 그 환청을 실제 사람이 내는 말소리인줄 알고 오해해서 가까운 사람들을 미워하고 욕을 하고 상처를 줬었다.
내가 그 보이지도 않는 존재들에 대해 얘기를 하면 아버지와 동생은 믿지않는다. 엄마만이 나의 얘기를 믿어 줄 뿐이다. 나는 지금도 여전히 작은 환청소리와 귀접을 당하고 있다. 그래도 성당가는 거 말고는 사회할동이 거의 없어 애꿎은 사람들에게 피해는 덜 준다.
이번에 기간제 근로나 아르바이트를 계획하고 있는데 잘 됐으면 좋겠다. 걱정이 된다. 아무래도 이런 증상이 평생갈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답이 없다.
되도록 귀접을 하지 않도록 하야겠다. 피한다고 될 일도 아니지만 이제 빠지지않도록 노력해야겠다.